공매도 금지 외치던 개인, 유가증권시장서 4조 이상 매도…외인, 3조 매수
공매도 금지 외치던 개인, 유가증권시장서 4조 이상 매도…외인, 3조 매수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11.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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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규제보다 대외 악재 완화가 중요"
(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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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금지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원 이상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3조원 이상 사들였다.

26일 한국거래소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그동안 공매도 금지를 외치던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할 수 있는 방법이 외국인·기관들과는 달리 제한적이고 불공평하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강조해 왔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정보 격차와 함께 국내 증시 하락세 원인 중 하나라는 입장이었다.

이후 금융당국은 이달 6일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뿌리 뽑고 효율적인 시장을 조성해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를 위해 공매도를 내년 6월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16일 민당정협의회에서 '공매도 제도개선 방향'을 통해 개인과 기관의 공매도 거래 조건을 통일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다. 세부적으로 기관이 주식을 빌리는 '대차'와 개인이 빌리는 '대주'의 주식 차입 상환기간을 똑같이 '90일+α'로 동일시시키고 담보 비율도 105%로 통일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이유로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불만이 완화되고 있어 순매수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 공매도 금지를 외치던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공매도 금지 이후 3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2787억원어치 팔아치웠다. 부진한 실적과 업황을 봤을 때 주가가 여전히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2조1753억원)를 가장 많이 매도했다. 이어 △셀트리온 -2687억원 △카카오 -2251억원 △SK하이닉스 -1799억원 △기아 -1235억원 등 순으로 팔았다.

반면 2차전지주는 계속 사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개인 투자자들은 POSCO홀딩스(3224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으며 △에코프로머티 2891억원 △포스코퓨처엠 2686억원 △삼성SDI 1631억원 △하이브 948억원 순으로 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 이후 각각 3조1616억원, 1조6603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개인 투자자들과 반대로 삼성전자(1조6590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하이브 3878억원 △SK하이닉스 3673억원 △셀트리온 1443억원 △카카오 955억원 순이다.

기관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5729억원 △카카오 1373억원 △LG화학 929억원 △KB금융 760억원 △기아 746억원 순으로 매수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외국인 투자가 공매도 금지 시기에는 하락하고 공매도 재개 시에는 다시 상승한다"면서도 "다만, 이는 매매 자체가 줄어든다는 의미로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이탈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자금의 한국 주식시장 유출입 자체는 공매도 규제보다는 대외 악재의 완화가 중요하다"며 "공매도 규제가 남아있더라도 대외 악재가 완화되면 외국인 자금은 유입된다"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