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박정림 KB증권 대표 연임 제동 걸리나
정영채 NH투자·박정림 KB증권 대표 연임 제동 걸리나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11.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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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사태 관련 금융위 징계 '초읽기'…양홍석 대신 부회장도 불안
금융위원회 외경 (사진=신아일보DB)
금융위원회 외경 (사진=신아일보DB)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박정림 KB증권 대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등에 대한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한 금융당국 징계가 이달 나올지 관심이다. 중징계가 확정되면 3년간 금융사 취업 제한으로 연임 등을 앞둔 이들의 앞날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에서는 이들에 대해 신속한 징계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법원에서 최종 승소한 바 있는 만큼 징계 수위는 높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20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과 2020년 발생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한 증권사 CEO 제재가 이르면 올해 안에 결론 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라임·옵티머스 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증권사 CEO들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후 금감원은 지난 2020년 11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위반) 등을 이유로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양홍림 대신증권 부회장에게 중징계인 문책 경고를 결정했다. 또 2021년 3월엔 옵티머스 펀드 판매 관련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으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역시 같은 징계를 내렸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5단계로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다. 문책 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돼 금융사 취업이 3∼5년간 제한된다.

금융당국 제재심의 절차는 '금감원 제재심-안건 소위-금융위 증선위-금융위 안건 소위-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이다. 기업 임원 제재나 기관 영업 정지는 금융위에서 심의·의결된다.

그동안 금융위는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며 관련 제재 논의를 중단했다. 그러다 올해 1월 재개한 뒤 다시 미뤘고, 관련 사태가 발생한 지 수년이 지난 지난달 26일 안건 소위원회를 열고 관련 제재에 대해 재논의했다.

이후 이달 15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관련 제재 안건을 회부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증권업계는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그동안 미뤄졌던 심의가 재개된 만큼 연내 이들에 대한 징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점치고 있다. 관련 사태가 발생한 지 이미 3~4년이나 지난만큼 조사는 모두 끝나고, 징계 수위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징계 대상인 CEO마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연임 절차를 밟아야 할 상황이다 보니 '금융권 취업 제한'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은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한 증권사 CEO 징계 처리가) 길게 끌어갈 사안이지 애매하고 (너무 끌다보니) 증권사 봐주기 하는 것밖에 안 보인다"며 "그동안 (당국에서) 중징계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중징계로 가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각각 올해 12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지만, 이번 금융당국 제재 수위에 따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관련 사례로 제재 수위는 낮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손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20년 3월 해외금리연계 DLF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금융감독원에게 문책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에 처분 사유에 대해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진행했고, 이에 대법원에서도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