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날’ 美 공식 기념일 된다…세계적 위상 실감
‘김치의 날’ 美 공식 기념일 된다…세계적 위상 실감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10.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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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본회의서 표결 없이 발표…이후 의사당서 기념식 개최
당초 난색 표했으나 이례적 채택…‘한미동맹 70주년’ 영향 커
지난해 워싱턴DC 연방의회도서관에서 열린 ‘김치 데이’(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워싱턴DC 연방의회도서관에서 열린 ‘김치 데이’(사진=연합뉴스)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를 기념하는 날이 제정되면서 전 세계에서 김치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케 하고 있다.

미국이 연방 정부 차원에서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공식 기념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소식이 나왔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가 오는 12월 6일 본회의에 김치의 날 결의안을 올려 채택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치의 날 기념 결의안은 표결 없이 한국계인 공화당 소속 영 김(캘리포니아) 의원이 본회의에서 내용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채택된다. 김 의원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14명이 참여한 이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과 함께 초안 작성부터 개별 의원 설득까지 결의안 채택 작업을 주도한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은 “양당 지도부가 한인 사회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표결 없이 채택되도록 조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발표할 이 결의안에는 김치가 유산균과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를 풍부하게 제공하는 한국의 전통 식품이고, 최근 미국에서 한국계가 아닌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올해가 한인 미주 이민 120주년이자 한미동맹 70주년이고, 한인사회가 미국에 다양한 공헌을 했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미국 연방 하원에 제출된 김치의 날 결의안(HR 280)(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 하원에 제출된 김치의 날 결의안(HR 280)(사진=연합뉴스)

앞서 캘리포니아와 버지니아, 뉴욕 등 미국의 일부 주(州)가 김치의 날을 기념일로 선포했지만, 미국 연방 차원에서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도록 의회가 결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치의 날 기념일로 지정된 11월 22일은 한국김치협회가 선포한 김치의 날로, 한국에선 2020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

한편 미국 하원이 연방 정부차원에서 ‘김치의 날’을 기념하기로 한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에 따르면 미국에서 ‘김치의 날’을 기념하자는 움직임은 지난해 7월부터 본격화됐으나 결의안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발의되면서 회기 만료로 폐기되는가 하면 연방 정부의 기념일과 관련한 법안을 관장하는 하원 감독위원회가 ‘연방 정부 차원에서는 외국 음식을 기념일로 지정한 전례가 없다’는 이유난색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과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은 결의안에 “2023년은 미국에 첫 한국인 이민자가 온 지 120주년이 되는 해이고, 한미동맹 70주년이다”라고 적시하는 등 한미동맹에 대한 부분을 좀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수정한 뒤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설득에 나서면서 결국 양당 지도부도 ‘OK’ 사인을 냈다는 것이다.

이처럼 양당 지도부의 의견이 모아지자 감독위도 표결 없이 본회의에서 결의안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채택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은 설명했다.

[신아일보] 이승구 기자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