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수 조작 혐의를 받고있는 영화 '비상선언', '뜨거운피' 등이 국비 예산 지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영화 차기작 기획개발 지원사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영화 차기작 지원사업으로 '비상선언'이 800만원, '뜨거운피'가 3372만원을 각각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영화들은 관객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은 작품이다.
이용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심야시간대 매진 영화 자료' 분석에 따르면, 박스오피스 관객 수 부풀리기 의혹으로 최초 지적된 '비상선언'의 경우 지난해 8월 3일 개봉일로부터 단 3일 만에 심야시간대 매진 53건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야시간대 전체 매진 기록한 좌석 수만 1만4214건에 달한다. 432석의 대형 상영관에서도 새벽 3시, 새벽 5시30분 등 시간대에 5회 이상 매진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개봉한 영화 '뜨거운 피'의 경우, 5월20일과 21 일 이틀 연속 오전 7시에 316좌석 전체가 매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28일부터 6월23일 동안 상영시간 새벽 4시50분에 총 31건, 6275석이 매진되기도 했다.
이는 전 좌석 매진인 경우만 포함된 것이며, 영화 상영관 좌석이 한 석이라도 남았을 경우 등을 포함하면 이보다 더 많은 관객 수 조작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경찰은 지난 8월 국내 개봉영화 462편, 98개 배급사가 총 267만명의 관객수를 뻥튀기한 것으로 보고 심야·조조 시간대 '사재기' 방식으로 관객수를 조작한 배급사 24개 업체 관계자 69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한 바 있다.
조작된 관객 수를 근거해 해당 영화가 국비 지원받은 것으로, 영화업계 지원사업이 부실하게 운영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 의원은 "조작된 관객수로 국가 예산을 지원받은 것이라면 사업비 환수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비를 부정 수급하는 문제는 한국 영화 산업을 저해하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