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 갔다”…4대 금융, 3분기 성적 '떨어지나'
“좋은 날 갔다”…4대 금융, 3분기 성적 '떨어지나'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10.1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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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마진·비은행 부진에 순이익 11.7% 감소 전망
(사진=각사)
(사진=각 사)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주요 금융지주 실적이 3분기 들어 꺾일 것으로 전망됐다. 조달 비용 상승으로 가장 큰 수입원인 은행 순이자마진(NIM)의 힘이 빠진 데다, 비이자이익을 담당하는 비은행 계열사 성적도 부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 3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4조3179억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4조8876억원) 대비 11.7%(5697억원) 쪼그라든 규모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지주만 1년 전보다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 순이익이 1조345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713억원)보다 5.8%(739억원) 증가해 ‘리딩금융’ 자리를 사수할 전망이다.

반면 나머지 3대 금융지주 실적은 후퇴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졌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분기 1조5946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1968억원으로 24.9%(3978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하나금융(1조1219억원→9367억원)과 우리금융(8998억원→8392억원)도 각각 16.5%(1852억원), 6.7%(606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금융지주 실적 희비를 가른 것은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꼽힌다. 3분기 은행권 평균 NIM은 지난해 판매된 고금리 예금 만기 도래와 조달 비용 상승 등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0.02%포인트(p) 떨어질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상했다.

하지만 KB금융의 경우 계열 은행인 KB국민은행 이자 마진이 종전 수준을 유지하거나 0.01~0.02%p 상승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적을 지켜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저원가성 예금을 가장 풍부하게 보유해,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146조5795억원으로 6월 말(146조40억원)보다 5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신한·하나·우리은행보다 요구불예금이 20조~30조원 더 많은 수준이다.

증권사와 카드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도 금융지주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증권사는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보다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어닝쇼크’ 긴장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카드사 역시 조달비용 상승과 카드수수료 조정 등 영향으로 업황에 먹구름이 꼈다.

일회성 비용도 금융지주 실적 향방을 가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례로 신한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큰 실적 하락 폭이 예상됐다. 신한증권이 젠투 펀드 관련 소비자와 사적 화해를 결정하면서 1000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3분기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이익 등이 발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실화에 대비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서 3분기뿐만 아니라 하반기 전체 실적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