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人5色 금융지주 CEO①] 진옥동, 한·일 민간 경협 ‘가교’ 분주
[5人5色 금융지주 CEO①] 진옥동, 한·일 민간 경협 ‘가교’ 분주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10.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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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일본 시장 겨냥…50억엔 규모 벤처투자 맞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연임이 예상됐던 주요 금융지주 CEO가 속속 용퇴를 선언하면서 새 인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새롭게 금융그룹을 이끄는 CEO들은 자신만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새로운 시작을 연 금융지주는 물론 남은 임기를 충실히 소화하는 5대 금융지주 CEO의 족적을 되살펴 본다. [편집자주] 

정부 주도로 한일 관계가 개선을 보이는 가운데,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진 회장은 국내 금융권에서 손꼽히는 ‘일본통’인 만큼, 향후 한일 양국 민간 경제 교류와 협력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실제 진 회장은 이달 초 일본 출장길에서 한일 간 금융 교류 증진을 위한 가교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회장은 올 3월 취임 이후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가운데 특히 일본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4일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산업진흥센터에서 한국과 일본이 처음으로 공동 결성한 벤처투자 펀드인 ‘신한-GB 퓨처플로우(FutureFlow) 펀드’를 공식 출범했다. 

이 펀드는 진 회장이 한일 간 금융 교류 강화를 위해 출범을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50억엔(약 450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신한금융 자회사 신한벤처투자와 일본 글로벌브레인(GB)이 공동으로 운용(GP)할 예정이다. 출자자(LP)로는 신한금융과 KT재팬, 디캠프, 키라보시은행, 미즈호금융그룹, SBJ 등이 참여한다.

신한금융과 GB는 각각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인공지능(AI), 딥테크(Deep Tech),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등 혁신 기술과 글로벌 진출 역량을 갖춘 양국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체계적인 육성·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신한이 일본 현지 금융 시장과 굳건히 관계를 다지는 이유는 진 회장이 국내 대표적인 일본 금융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진 회장은 10년 이상을 일본에서 근무하며 쌓은 경력에 더해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진 회장은 1997년 신한은행 일본 오사카지점 주재원 발령으로 첫 일본 경력을 시작했고, 이후 오사카지점장을 거쳐 SBJ 법인장과 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진 회장은 일본 내 유일 외국계 은행 현지법인인 SBJ 출범과 영업망 확대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17년 국내 복귀 이후에도 신한금융지주 운영 담당 부사장직을 맡아 신한금융 내 주요 주주인 재일교포와의 소통을 담당했다.

진 회장은 일본 금융청과 일본은행(BOJ), 미즈호 등 전·현직 인사들과 인연이 깊다. 나카지마 준이치 금융청장과 히미노 료조 BOJ 부총재, 미즈호금융그룹의 사토 야스히로 전 회장과 기하라 마사히로 회장 등과 교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배경에 진 회장은 취임 후 첫 해외 기업설명회를 일본으로 갖기도 했다. 당시 진 회장은 일본 금융청, BOJ 미즈호, SMBC 등 일본 금융당국·기관과 만나 신한은행 일본법인 SBJ와 더불어 양국 수출입기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진 회장은 기업설명회에서 “한일 양국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신한금융이 초석이 돼 투자와 무역 등 민간 영역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양국 간 가교역할을 강조했다.

아울러 진 회장은 이달 2~4일 일본 출장에서 신한-GB 퓨처플로우 펀드 출범 행사 외에도 양국 은행연합회가 주최한 ‘녹색 전환 및 디지털 전환 등 관련 공동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앞으로도 민간 부문에서 한일 경제 협력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과 일본 벤처 생태계 연결을 돕는 등 양국이 함께 미래 산업을 주도하며 성장하는 민간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