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보도… "김정은 北 돌아간 9월18일 이후부터"
美 국무부 "북러 간 무기 논의 계속됐다고 확신해"
지난달 북한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 이후 북러 접경 두만강역 차량기지에서 화물 적재와 운송을 준비하는 정황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두만강역에서 약 1.2㎞ 떨어진 북한 차량기지를 촬영한 미국 업체 '플래닛랩스'의 인공위성 사진 분석 결과, 화물과 열차로 보이는 물체가 다수 포착됐다.
이틀 뒤인 24일에도 선로에 200·300m 길이의 컨테이너 화물, 20m 길이의 열차 2·3량이 각각 세워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28일과 이달 1일에도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화물과 열차가 다수 포착됐다.
반면 9월1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화물과 열차가 보이지 않고 사실상 텅 빈 상태였다.
이 같은 움직임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북러정상회담(9월13일) 등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간 같은 달 18일 이후 이 일대에서 화물과 열차의 움직임이 계속 관찰되고 있는 것이다.
이 열차기지는 미국이 지난해 12월 북러간 무기 거래에 대한 증거 사진이라며 '러시아로 향하는 무기 적재 의심 열차'가 식별됐다고 지목한 곳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RFA와 인터뷰에서 "화물·열차의 수량이 (날짜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열차에 화물을 싣고 (러시아로) 운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 위원은 "만약 이 열차가 러시아에서 들어온 것이라면 두만강 본역이 기착지가 된다"며 "그러나 그 중간 지점인 차량기지에서 화물·열차가 식별됐기 때문에 이 열차와 화물이 북한에서 러시아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해당 열차에 실린 화물의 내용물을 위성사진 만으로 식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난 달 중순 북러정상회담 후 무기거래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우려해왔다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북한산 탄약·포탄이 러시아로 운송됐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탄약과 포탄을 철로로 운송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포탄은 무게 때문에 주로 철도로 운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철로로는 무게가 무거운 탄약과 포탄 위주로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무기체계와 호환되는 북한의 122·152㎜ 포탄과 122㎜ 다연장 로켓포탄 등이 철도로 공급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 조정관도 이날 RFA에 "북한이 러시아에 구 소련 무기들을 기반으로 한 오래된 포탄을 공급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러 간 무기거래 정황에 대한 RFA의 논평 요청에 "공개적으로 경고해왔듯이, 북러간 무기 관련 논의는 김정은의 방러 기간 중에도 계속됐다고 거의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 간에 급부상하는 군사적 관계, 특히 북한에서 러시아로의 추가 무기 이전 및 러시아에서 북한으로의 기술 이전과 같은 사안은 국제 비확산 제도를 더욱 약화시킨다"면서 양국에 군사 협력 중단을 촉구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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