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승계 모범' 이룬 KB 윤종규 “금융의 삼성 나와야”
'리딩금융·승계 모범' 이룬 KB 윤종규 “금융의 삼성 나와야”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9.2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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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CEO 승계 프로그램 정착 위해 노력”
“부코핀은행, 내년 6월 IT시스템 구축 등 정상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문룡식 기자)

“KB금융이 리딩금융이라고 하지만, 세계 순위로 보면 60위권에 머물고 있어 아쉬움이 있습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의 삼성’ 역할을 할 국내 금융그룹이 나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윤 회장이 퇴임을 두 달여 앞둔 가운데, 지난 9년간의 소회를 밝히기 위해 마련됐다. 윤 회장이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공식 석상에 선 것은 2017년 2연임 확정된 뒤 열린 간담회 이후 6년여 만이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KB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뒤 2017년과 2020년 연임에 성공하며 올해까지 총 9년간 KB금융을 이끌었다.

취임 이후 회장과 은행장을 3년 동안 겸직하면서 KB사태로 인한 혼란을 수습하고 각종 핵심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KB금융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윤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보람찼던 일로 KB금융을 리딩금융으로 올려놓은 점을 꼽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계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되짚었다.

그는 “국내 리딩금융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고려했을 때 10위권 내외에 있어야 하는데, KB금융이 그렇지 못한 점에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며 “2002년 국민은행 입시할 때 금융의 삼성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20년이 지나 되돌아보면 씁쓸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KB금융이 세계 20위권 안에 들려면 자본 규모를 현재보다 최소 2.5배를 늘려야 근접할 수 있다”며 “이것이 개별회사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부분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취임 후 첫 3년은 ‘KB국민은행의 리딩뱅크 탈환’, 두 번째 3년은 ‘KB금융을 부동의 리딩금융으로’, 마지막 임기 3년은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경영 승계 절차 구축’을 목표로 경영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마지막 임기 3년에 대해 “나름대로 체계적인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이 정착됐다고 생각한다”며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객관적 시스템 정착을 위해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윤 회장은 2020년 3연임이 확정된 이후 추가 연임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3연임이 확정됐을 때 마지막 임기라고 생각했다”며 “그룹의 주주와 투자자들에게도 직접적은 아니지만 의중을 내비쳤던 만큼, 시장에서도 큰 충격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회장은 KB금융의 해외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에 대한 빠른 경영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부코핀은행은 문제가 있는 은행을 합리적 가격에 인수 후 정상화를 통해 좋은 은행으로 만들자는 게 목표였다”며 “코로나로 부실채권 정리와 IT시스템 구축에 차질이 생겨 정상화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6월까지 부코핀은행 IT시스템 구축은 완료되고, 부실채권 정리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9년간 노란색 이외의 넥타이를 매본 적이 없다”며 “KB금융을 상징하는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일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양종희 차기 회장 내정자가 가벼운 발걸을음 내디딜 수 있도록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