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가계대출 6.2조원↑…당국, 50년 주담대·특례보금자리론 손질
8월 가계대출 6.2조원↑…당국, 50년 주담대·특례보금자리론 손질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9.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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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은행 주담대만 7조원 증가
50년 주담대 DSR 산정 40년 제한…'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폐지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1년11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은행 주담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하는 등 관리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위원회가 13일 발표한 ‘2023년 8월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2000억원 증가하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가계대출 증가 폭은 4월 2000억원 증가한 이후 5개월째 확대되는 추세다. 7월 증가액은 5조3000억원이었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은행 주담대가 주도했다. 지난달 은행권 주담대는 전월 대비 7조원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제2금융권 주담대는 4000억원 감소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각각 1000억원, 3000억원 줄어 총 4000억원 감소했다.

업권별로 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9000억원 늘면서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은행 주담대 중에서 일반개별주담대가 4조1000억원, 정책모기지 2조7000억원, 집단대출 2000억원 등 고루 불어났다.

은행 전세대출은 전월보다 1000억원 줄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한 달 전보다 7000억원 줄었다. 감소 폭은 7월(-5000억원)보다 더 커졌다.보 험사와 여전사 가계대출이 각각 3000억원, 6000억원 증가했지만,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에서 각각 1조5000억원, 1000억원 감소했다.

급증하는 은행 가계대출을 잡기 위해 금융위는 이날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장기 주담대가 ‘상환 능력 내 대출’이라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대표적으로 최근 급증한 50년 만기 주담대를 대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한다. 단, 개별 차주별로 상환 능력이 명백히 입증되는 경우에는 실제 만기인 50년을 적용할 수 있다.

금융위는 또 다른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꼽힌 특례보금자리론도 손 봐 서민·실수요층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년간 한시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던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을 오는 27일부터 중단한다. 일반형은 부부합산 연소득 1억원 초과 차주 또는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공급되는 대출이다.

아울러 일시적 2주택자도 특례보금자리론 이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서민·실수요층을 대상으로 하는 ‘우대형’ 특례보금자리론은 계속 유지한다. 우대형 조건은 부부합산 연소득 1억원 이하 및 주택가격 6억원 이하다.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은 “50년 만기 대출 취급 등 과정에서 나타난 느슨한 대출행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차주의 상환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과잉대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하는 은행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