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방카슈랑스 호조세…"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
은행 방카슈랑스 호조세…"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9.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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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수수료 이익 39.5%↑…판매비율 규제 등 성장 제한
(사진=각사)
(사진=각사)

시중은행 비이자이익 한 축인 방카슈랑스 실적은 올 상반기 크게 뛰었다. 다만 각종 규제 탓에 성장세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질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의 상반기 방카슈랑스 수수료 이익은 1459억으로 전년 동기(1046억원) 대비 39.5% 증가했다. 

방카슈랑스는 프랑스어인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다. 은행과 보험사가 제휴해 은행 지점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영업형태를 말한다. 국내에는 2003년 도입됐다.

4대 시중은행의 방카수수료는 올 상반기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해 상반기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4대 은행 방카슈랑스 수수료 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1226억원)보다 14.7% 적었다.

은행권은 이자이익에 치중된 수익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이자이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방카슈랑스 역시 비이자이익 부문에 포함되는 만큼 판매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방카슈랑스를 둘러싼 오래된 규제가 성장 발목을 잡는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국내 방카슈랑스 제도는 2003년 저축성보험과 상해보험을 시작으로 2005년 순수보장성 보험과 2006년 만기환급형 보험으로까지 판매 범위가 확대됐다. 하지만 2008년 4단계 확대시행 계획이 철회되면서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취급은 지금까지 제한된 상태다.

은행 방카슈랑스는 특정사 간 담합과 독과점을 막기 위해 1개 은행이 1개 보험사 상품판매 비율을 25%를 초과할 수 없는 규제도 적용받는다. 

이외에도 △점포당 보험판매인원 2명 제한 △보험판매인의 대출업무 취급 제한 △전화·우편·통신 모집행위 금지 등이 방카슈랑스 대표 규제로 꼽힌다.

은행권 관계자는 “해당 규제는 특정 보험사 상품만 판매하는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금융환경이 변화했고 소비자 편익을 늘리는 관점에서 합리적인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은행권은 내년 출시되는 ‘보험비교추천서비스’도 주시 중이다. 이 서비스는 방카슈랑스 주력 상품인 저축성보험도 취급해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7일 ‘방카슈랑스 도입 2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보험비교추천서비스는 전자금융업자의 온라인보험플랫폼 운영을 허용하지만, 은행은 현재도 온라인으로 보험상품 비교·추천을 할 수 없어 사업자 간 규제차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