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까지 3%대 물가상승률 예상…국제유가·폭우 영향
추석까지 3%대 물가상승률 예상…국제유가·폭우 영향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8.2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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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0월부터 2%대로 점차 내려갈 것"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달까지 다시 3%를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폭우로 농작물 피해가 큰 가운데 내달 추석까지 서민 물가 상승 체감은 더 커질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추석이 지난 뒤 10월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2%대로 떨어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과 다음달에 3% 넘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근 들어 휘발유·경유 가격이 전월 보다 약 200원 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올해 전년 동월 대비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5.2% △2월 4.8% △4월 3.7% △6월 2.7%로 점차 둔화했다. 또 7월에는 2.3%로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달부터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은 최근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 가격 급등이 이유로 꼽힌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그동안 물가 상승 폭을 좌우하는 주된 요인이었다.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전 1500원대였지만 최근 1700원대로 올랐으며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은 1400원 내외에서 1600원대로 치솟았다.

지난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까지 오른 당시, 휘발유와 경유 물가 기여도는 1.32%포인트(p)였다. 이는 물가 상승분의 약 20%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에는 휘발유와 경유 물가가 전년 동월 보다 각각 25.5%, 47.0% 급등했다.

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까지 내린 당시 휘발유와 경유 물가 기여도는 -1.34%p다. 휘발유가 전년 동월 보다 22.8%, 경유가 33.4%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을 1%p 넘게 끌어내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25일까지 휘발유 가격은 1리터(ℓ)당 일평균 1710.1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3%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은 리터당 평균 1559.7원으로 17.9% 떨어졌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내렸지만 하락률이 20%가 넘었던 지난달에 비해 그 폭은 줄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 하락률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휘발유 가중치(20.8/1000)와 경유 가중치(13.0/1000)를 바탕으로 추산했을 때 이달 휘발유·경유의 물가 기여도는 -0.47%p가 된다. 이는 지난달과 비교하면 약 0.9%p 차이다.

즉 휘발유·경유만으로도 물가 상승률이 1%p 가까이 올라갈 여지가 있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보통 국제 유가가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가격에 영향을 받는데 이러한 추세는 다음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유는 지난 6월 1배럴당 70달러대 중반이었지만 7월부터 상승해 최근 80달러대 중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집중호우에 따른 농작물 피해와 추석 성수품 수요 등과 맞물려 물가 상승률이 다음달까지 3%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국내산 사과는 도매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56.8% 오른 1킬로그램(㎏)당 5311원에 거래됐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제사상에 주로 오르는 홍로 10㎏은 평년(5만7915원)보다 49.5% 오른 8만6580원에 매매됐다.

다만 정부는 10월부터는 물가 상승률이 다시 2%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분이 기저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가스·수도 물가 기여도는 지난해 9월 0.48%p에서 10월 0.77%p로 커지면서 당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월 5.6%에서 10월 5.7%로 확대된 바 있다.

또 추석이 지난 뒤 농축수산물 등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한 요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유가가 굉장히 가파르게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과 다음달에는 3%대 초반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10월 이후로 다시 2%로 돌아와 평균 2%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7월 기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3%, 근원 물가 상승률이 3.3%였다”며 “8과 9월에 다시 3%대가 될 가능성이 있고 그 뒤부터 천천히 떨어져 내년 하반기쯤 2% 중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