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예전 같은 낮은 수준 금리 가능성 작아"
이창용 한은 총재 "예전 같은 낮은 수준 금리 가능성 작아"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8.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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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급증 관련 "금융비용 등 감당 가능한 지 고려해야" 
연내 기준금리 인하 대해서는 "인상 가능성 논의 중...시기상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최근 부동산 관련 대출이 증가하면서 급증한 가계부채와 관련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집값에 대한 인식과 50년 만기 대출을 통한 DSR 규제 회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과거와 같은 낮은 수준의 금리 가능성은 당분간 크지 않다며 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우려를 표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가계부채 급증의 가장 큰 원인에 대해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슬슬 들기 시작하면서 그런(부동산 대출)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이자율이 앞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가계부채가)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은이 지난 22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이 기간 가계대출은 1년 전과 비교해 10조1000억원 증가한 174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14조1000억원 증가한 1031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총재는 이처럼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한 배경을 이른바 '집값 바닥론'에 더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는 '통화 정책 변경' 영향으로 본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 총재는 "걱정스럽다"며 "젊은 세대의 경우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또 그런 낮은 금리로 갈 거라는 예상을 해서 집을 샀다면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집값을 예측하는 것은 아니지만, 돈을 빌려 집을 샀을 경우에 생기는 금융비용, 이런 것들이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1~2%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해서 부동산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당분간 최종금리를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하반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주 열릴 잭슨홀 미팅과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금리정책 방향과 기간에 따라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그에 따라 물가 변동성도 같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대응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었다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 확대될지도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금리를 상방으로 올리는 옵션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 논의하고, 초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