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2대주주 태광 "양평동 부동산 매입 안된다"
롯데홈쇼핑 2대주주 태광 "양평동 부동산 매입 안된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8.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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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결과정 명백한 하자, 롯데 위기 따른 계열사 지원목적 의혹"
태광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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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이 23일 롯데홈쇼핑의 서울 양평동 본사 건물 및 토지 매입 계획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했다. 태광산업은 계열사들과 함께 롯데홈쇼핑 지분 45%가량을 보유한 2대 주주다.

태광산업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롯데홈쇼핑이 지난달 열린 이사회 의결 과정에 명백한 `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3일 이사회에서 기존 입장을 번복하지 않았다”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27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로부터 서울 양평동 5가 소재 임차 사옥 토지 및 건물을 2039억원에 매입키로 했다. 이 부동산은 롯데지주(64.6%)와 롯데웰푸드(35.4%)가 각각 지분을 갖고 있다.

태광산업은 이와 관련해 “롯데홈쇼핑은 현재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며 “올 1분기에도 매출 116%, 영업이익 88%가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별 불편 없이 사용 중인 사옥을 매수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롯데그룹 및 그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최근 경영위기 상황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번 부동산 매입 계획은 롯데홈쇼핑의 필요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롯데지주가 현금 확보 목적으로 롯데홈쇼핑 측에 부동산 매수를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광산업은 이번 거래로 롯데홈쇼핑이 2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포기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변동성 크고 유동성 작은 고정 자산에 자금이 묶인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매수는 손실, 유동성부족 등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보수적 측면에서 엄격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 측이 본건 이사회에 제공한 자료에는 막연하게 낙관적인 미래 추정치에 근거해 단순히 연간 17억원의 개선 효과(경상이익 기준)가 있다는 내용만 언급됐다”며 “향후 발생 가능한 다양한 리스크 요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경상이익 개선 효과 역시 통상적이지 않은 감정평가를 이용한 것으로 신뢰할 수 없다”며 “특히 이사회 의결 과정에서 명백한 하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우선 태광산업은 매입가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다. 국토건설부령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상 규정된 원가법이 아니라 다른 방식을 사용해 부동산 감정가격이 300억원 가량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태광산업은 “완전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아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이사회 진행의 대원칙에 어긋난다”며 “이사회 결의 효력에도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로데홈쇼핑 경영진이 본건 부동산 매수 거래를 강행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배임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며 “법률 절차 포함 다각도의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회사 및 주주 모두를 위해 롯데그룹 측의 현명하고 신속한 조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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