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은행원도 짐 싼다…은행 희망퇴직 빨라져
30대 은행원도 짐 싼다…은행 희망퇴직 빨라져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8.17 1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은행, 하반기 희망퇴직 대상 ‘39세’ 포함
지난해 5대 시중은행 1인당 퇴직금 평균 5.4억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희망퇴직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40~50대 위주로 희망퇴직이 이뤄졌는데, 최근에는 30대 후반까지 대상에 포함되는 상황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노사는 최근 희망퇴직 조건 등에 합의하고,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 초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신한은행이 연초 희망퇴직과 별도로 하반기에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부지점장 이하 모든 직급의 근속연수 15년 이상, 1983년생 이전 출생 직원이다.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만 39세까지 대상에 포함된다. 이는 신한은행 역대 희망퇴직 대상 연령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1월 단행된 신한은행 희망퇴직에서 최고 출생 연도 조건이 1978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7개월여 만에 대상자 연령이 5살이나 낮아진 것이다.

하나은행은 이보다 앞서 지난달 말 하반기 희망퇴직을 마무리했다. 근속연수 15년 이상,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받아 최종적으로 60명이 7월 31일 자로 은행을 떠났다. 

은행권이 희망퇴직 횟수를 늘리고 대상 연령을 확대하는 이유는 디지털 전환으로 오프라인 점포가 감소하면서 은행원을 줄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원 감축을 추진하면서도 동시에 조직 활력 등을 위한 신입 사원 충원은 계속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은행마다 다소 후한 조건을 걸고라도 희망퇴직을 통해 기존 직원을 내보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일반적이다.

다만, 최근에는 자발적인 희망퇴직 수요도 커진 모습이다. 

퇴직 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젊은 직원들이 대상 확대를 요구했고, 이를 반영했다는 것이 은행의 설명이다. 

최근 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희망퇴직 조건이 한층 좋아진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금융위원회의 '5대 은행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총퇴직금은 5억4000만원으로 전년보다 3000만원 증가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전과는 달리) 이직이나 창업을 계획하는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