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잼버리 점검·국무회의 주재…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
尹 정부 '책임론' 비판 거세져… 여당 "文 정부 책임" 방어 나서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가 파행 끝에 야영지 조기 철수 결정을 내린 가운데, 현정부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장 점검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등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로 비상 대책을 챙기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여름휴가를 떠난 이후 수 차례 잼버리 사태와 관련해 지시사항을 하달했지만, 직접 업무에 복귀하지는 않았다.
윤 대통령은 7일에도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에 따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정부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잼버리 비상대책반은 한 총리를 반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간사로 하고 국무조정실장, 기획재정·교육·외교·국토교통·문화체육관광·여성가족·보건복지·국방·산업자원부 장관 등 관계 부처 장관과 서울시장, 전북지사, 경찰청장, 소방청장, 기상청장 등으로 구성됐다.
다만 윤 대통령은 휴가 마지막 날인 8일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해 참모들과 잇단 회의를 갖고 잼버리 대책반과 대원들의 수송과 숙박 등 전반 상황에 대해 점검한 데 이어 6호 태풍 '카눈' 대비 상황을 점검하는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대통령실 참모들을 비롯해 한 총리와 17개 부처 장관과 기관청장, 시도 단체장 등이 화상과 대면으로 각각 참석했다. 이어 오후에는 국방혁신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일각에서는 한 총리를 대신 전면에 내세운 것은 윤 대통령이 책임론에서 한 발 빗겨가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부실 준비와 운영이 윤석열정부의 책임이 아닌 전임 정부인 문재인정부에 있다며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 당시인 2017년 8월 잼버리의 새만금 유치가 확정됐고, 시설 인프라 완비 역시 전임 정부와 지자체가 했어야 했다며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현직 전북도지사가 민주당 소속인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 내부에서 조차도 잼버리의 기반 시설은 문재인 정부가 역할을 했어야 한다는 반성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은 연일 현 정부를 공격하는 데만 혈안"이라며 민주당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여당이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문재인 정부는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박근혜 정권을 탓한 적이 없었다면서 현 정부는 모든 사건이 터지면 한가롭게 남 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춘숙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부는 정치사에서 최단기간 가장 많이 남을 탓한 정부가 아닌가 싶다"며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던 일인데 지난 1년 3개월 동안 손놓고 있다가 만사를 그르쳐놓고 전 정부 탓을 하면 그게 설득력이 있겠나"라고 힐난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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