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상반기 역대급 순이익…관건은 대손충당금
4대 금융지주, 상반기 역대급 순이익…관건은 대손충당금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7.23 1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분기 4.9조 이어 2분기 4.3조 전망…가계대출 급증 영향
4대 금융그룹 회장(사진=신아일보DB)
(좌축부터)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외경(사진=신아일보DB)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총 순이익은 9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관건으로 떠오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 KB금융그룹을 시작으로 26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지주가 2분기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4대 금융지주는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는 KB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9907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5.19% 증가한 수치며 역대 최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KB금융지주 2분기 영업이익이 1조7982로 전망되면서 리딩금융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어 신한금융이 1조7074억원, 하나금융 1조2988억원, 우리금융 1조1863억원 순으로 전망됐다. 

영업외손익 등을 포함한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4조36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2분기(4조3263억원)보다 300여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경기 악화와 부실 대출 등에 대비해 전년보다 두 배 넘는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도 4조8991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챙겼다.

2분기 시장 전망치가 4조3600억원 수준인 만큼 상반기 이들 금융지주의 총 순이익은 9조3000여억원으로 전망돼 지난해 상반기(8조9962억원) 실적을 웃돌 것으로 풀이된다.

4대 금융이 또 다시 역대급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에는 불어난 가계 빚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은행 가계대출은 한 달 만에 5조9000억원 증가해 지난 2021년10월(전달 대비 5조2000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 가계 대출 총잔액도 1062조3000억원으로 불었고,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상반기 주택담보대출은 16조원이나 늘었다.

이런 와중에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는 4월 3.44%(신규취급액기준)에서 5월 3.56%, 6월 3.70%로 상승해 대출금리는 올랐다.

가계대출이 증가한 상황에서 대출금리도 올라 4대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가 실적 상승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4대금융지주가 2분기 대손충당금을 얼마나 쌓느냐가 변수다.

가계대출 증가와 연체율 상승 등 금융 리스크는 물론 금융당국 압박에 금융지주들은 지난 1분기 1조7000억원 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대손충당금은 영업외 비용에 포함되기 때문에 그만큼 순이익은 줄어든다.

시장 전망치에 반영된 순이익은 대손충당금 예측치를 포함하고 있지만, 이들 금융지주가 시장예상치보다 많은 충당금을 쌓으면 총 순이익 9조원의 벽을 넘지 못할 수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1분기 4대 금융지주는 당초 시장에서 전망한 수준 이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았다”며 “은행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고, 금융당국 역시 여전히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는 만큼 얼마나 충당금을 적립하느냐가 상반기 실적 9조원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