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120여개국 사용 금지’ 집속탄 현장 배치 논란
우크라, ‘120여개국 사용 금지’ 집속탄 현장 배치 논란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07.21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군 당국자 “우크라군, 남동부 러시아 방어선 돌파 위해 발사”
민간인 살상 우려에 국제사회 경계… 러 “똑같이 맞대응” 경고
집속탄 내부(사진-연합뉴스)
집속탄 내부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최근 전투 현장에 미국이 지원한 집속탄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집속탄은 한발이 통상 축구장 3개 면적을 초토화할 정도로 광범위한 지역에 타격을 주기 때문에 군인들에 대한 대규모 살상뿐 아니라 민간인의 엄청난 피해를 불러올 수 있어 반인도주의적이라는 이유로 세계 120여 개국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 적잖은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전쟁범죄 가능성 때문에 논란이 많은 무기인 집속탄을 쓰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NYT가 인용한 복수 미군 소식통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러시아 침공군의 점령지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서 미국산 집속탄을 발사했다.

지난달 초 대반격에 착수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수개월째 구축한 점령지 방어선을 뚫고 진격하기 위해 무차별 살상력을 지닌 집속탄에 손을 대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포탄을 생산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서 과도기 조치로 집속탄을 제공한다며 이를 우크라이나에 지난주 인도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속에 소형 폭탄이 여러 개가 들어 있는 무기로, 어미 폭탄이 상공에서 터지면 그 안에 있던 새끼 폭탄이 쏟아져 나와 주변 목표물 여러 개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해 큰 피해를 입힌다.

미군 집속탄(사진-연합뉴스)
미군 집속탄(사진-연합뉴스)

집속탄은 전쟁에 참여하는 군인과 장비뿐만 아니라 민간인까지 해치는 무차별성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전쟁범죄 우려를 산다. 정밀 타격보다는 광범위한 지역을 노리기 때문에 민간 부수피해가 발생하기 쉽고, 불발탄이 땅에 남아있다가 수십 년 뒤 이를 건드리는 민간인에게 지뢰처럼 피해를 줄 수도 있다. 20~30%의 집속탄이 불발탄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전 세계 120개 국가가 집속탄 사용을 금지한다.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미국의 동맹국들도 최근 미국의 집속탄 지원에는 난색을 표명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되는 집속탄이 민간인 지역에 사용되지 않을 것이며 불발 확률을 낮춘 것들을 엄선해 보낸다고 항변했다.

앞서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집속탄을 사용한 정황이 포착돼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집속탄을 사용할 경우 러시아도 같은 탄약으로 맞대응하겠다고 지난 주말 경고했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