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3세 경영 '꿈틀'…지분·경험 쌓고 '숨고르기'
증권사 2·3세 경영 '꿈틀'…지분·경험 쌓고 '숨고르기'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7.1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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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한국투자·키움 등 세대교체 준비…"시장 안정화 후 속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국내 증권사 오너 일가의 자녀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어 배경을 두고 이목은 집중될 전망이다. 이들은 계열사에 입사해 경험을 쌓는가 하면, 지분 매입에도 적극적이다.

일각에서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오너가 자녀들의 경영권 승계는 이른 감이 있지만, 시장 안정화 후에는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오너일가 2~3세 경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신증권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2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에 선임하고, 3세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양 부회장은 1981년생으로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2007년 대신증권 사원으로 입사해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 △대신증권 전무 등을 거쳤다.

이듬해인 2008년 대신증권 부사장을, 2014년에는 사장을 역임했고, 2021년 11월부터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양 부회장은 2004년 6월부터 대신증권 주식을 장내 매수하거나 상속받으면서 2005년 최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며 지분율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양 부회장은 517만5034주를 보유하고 있고 지분율은 10.19%다.

다우키움그룹 이끈 김익래 전 회장의 장남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도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1984년생으로, 2011년 다우키움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다우기술 △다우데이타 등을 거치며 현재 키움인베스트먼트와 키움프라이빗에쿼티를 이끌고 있다.

특히 김익래 전 회장이 올해 5월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급락 사태에 따른 대규모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데 통감하고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김 대표의 경영권 승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아들인 김동윤씨도 이달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장내매수 방식으로 총 5만2739주를 매수했다. 이에 따른 김씨의 지분율은 0.09%다.

김씨는 1993년생으로 2019년 한국투자증권 해외대학 출신 공채 전형으로 입사해 ‘한국투자증권 강북센터’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경영전략실에서 경영 수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경립 유화증권 회장의 장남 윤승현(1989년생)씨도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총 6차례 지분 매입하며 5.56%의 지분을 확보했다. 또 김중건 부국증권 회장의 장남인 김상윤(1978년생) 유리자산운용 부사장도 부국증권의 지분(1.68%)을 확보하며 경영권 승계를 노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외 자금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이들의 경영권 승계는 이르다고 본다. 다만 시장 상황이 개선된다면 승계를 위한 작업에는 속도가 붙어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공언한 만큼 국내외 주식시장에는 불안 요소가 잠재한 상황”이라며 “시장이 불확실한 만큼 안정성을 갖춰야 해 오너 2~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이들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 경험을 쌓고 승계를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며, 시장 상황이 개선된다면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