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소사선' 개통식에 야권 인사 배제 논란
'대곡-소사선' 개통식에 야권 인사 배제 논란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6.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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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윤 대통령, 정치 대국적으로 하라"
국회 국토위-경기도의회 야권 의원 항의
김민기 국토교통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기 국토교통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30일 열리는 '대곡-소사선'(서해선 일부 구간) 개통식에 야권 인사들이 초청 못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야권은 29일 일제히 대통령실과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개통을 위해 노력한 것은 야권인데 여당이 숟가락을 얹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을 포함해 국민의힘 소속 당협위원장들은 대곡-소사선 개통식에 초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조용익 부천시장 등 야권 소속 인사들은 초청 대상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란 제목의 서면브리핑을 내고 "(개통식에) 의도적으로 야당 국회의원들을 배제해서 여당 관계자들만 참석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며 "정말 치졸하고 옹졸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헀다.

이어 지난 2015년부터 민주당과 정의당 국회의원들이 예산을 확보해 개통에 기여했다며 "야당 의원들을 배제하고 여당 당협위원장들만 대동해서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인데,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토부 관계자는 '위에서 결정한 거라 어쩔 수 없다'고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고 한다. 국토부보다 더 위라고 하면 대통령실 밖에 더 있나"고 반문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비상식적인 결정을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비판이 이어졌다. 해당 노선이 지나는 경기 고양갑이 지역구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 10년간 대곡-소사 구간 개통을 위해 고양·부천시 의원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며 "심지어 개통식도 제 지역구에서 열리는데 누가 지역구 의원의 참석을 막고 있는지 명확히 해달라"고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에게 요청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경기 고양을)도 "대통령실에서도 참석할 수 있는 행사로 듣고 나 뿐만 아니라 참석자들의 신상자료를 전부 대통령실에 제출까지 했는데 갑자기 취소통보를 받았다"며 "대통령 경호실 측에서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취소하라'는 통보를 했단 말을 국토부 직원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 내 민주당 소속 고양·부천 지역구 의원들도 이날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집중 부각되는 개통식 그림을 그리기 위해 민주당 단체장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며 "해당 노선은 문재인 정부의 '하나인 한반도 신경제 지도' 구상을 앞당길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윤석열 정부가 이를 위해 한 것이라고는 개통식을 준비한 것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야권 인사들이 개통식 초청을 받지 못한 것과 관련해 원희룡 장관은 이날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모르는 이야기를 지어내서 답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