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보장형 쏠림 우려…신 회계기준 도입 여파
보험사, 보장형 쏠림 우려…신 회계기준 도입 여파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6.2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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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여력 개선…기업가치 제고 고려한 쏠림에 유동성 살펴야
(왼쪽부터)이종한 금융리스크분석부장과 박구도 금융안정기획부장, 이종렬 부총재보, 김인구 금융안정국장, 이정연 안정분석팀장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왼쪽부터)이종한 금융리스크분석부장과 박구도 금융안정기획부장, 이종렬 부총재보, 김인구 금융안정국장, 이정연 안정분석팀장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IFRS9, IFRS17을 전면 도입한 보험업계는 자본 여력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앞으로 보험계약마진(CSM) 지표가 기업가치 제고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보험계약마진을 높게 측정하는 보장성보험으로의 쏠림은 심화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유동성 관리를 꾸준히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IFRS9은 대손충당금을 산출할 때 기존 발생 손실에서 미래 예상 손실로 기준을 변경한 게 골자다. IFRS17은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게 핵심이다.

한국은행(한은)은 21일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신 회계기준 도입이 보험사 재무 현황에 미치는 영향과 평가를 발표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IFRS9, IFRS17을 전면 도입한 보험업계의 자본 상황은 상당히 개선됐다. 

보험사의 지난 3월 자본총계는 15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말(88조8000억원) 보다 78.5% 증가했다.
 
생명보험사의 자본총계는 50조원에서 100조6000억원으로 2배 늘었고 손해보험사는 38조8000억원에서 57조9000억원으로 1.5배가량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듀레이션 갭(자산-부채)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부채 가치가 자산 가치보다 더 크게 감소하면서 자본이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계기준에 맞춰 앞으로 보험사의 재무와 수익성은 물론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예상된다.

시가 기준 평가가 자산·부채에 모두 적용됨에 따라 듀레이션 갭 관리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보험사의 자산부채관리(Asset Liability Management, ALM) 전략은 변화가 있을 조짐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부채 구조조정을 통한 듀레이션 갭 축소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자산 듀레이션 확대와 자산·부채 간 현금흐름 매칭에 한층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보험업권이 활용해온 장기채권 현물투자와 채권 선도거래 외에 금리파생상품 활용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보험사는 새로운 회계기준에 맞춰 수익증권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는 동시에 고수익보다는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에 대비해 보험계약 마진이 큰 보장성보험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저축성보험 대비 보장성보험이 수입이 적기 때문에 이를 확대하려는 보험사의 노력은 이어질 것"이라며 "보장성보험으로의 영업 쏠림 현상에 유동성이 저하되지 않도록 보험업권의 유동성을 꾸준히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