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 눈 돌린 은행권…미래 동력 확보 '주력'
청소년에 눈 돌린 은행권…미래 동력 확보 '주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6.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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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성공에 시중은행 가세…특화 서비스 확대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은행권은 청소년 소비자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 청소년 전용 플랫폼과 출시하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등 유치에 한창이다.

최근 몇 년간 은행의 주 관심사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였지만, 이제는 눈을 더 낮춰 10대 중·고교생과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 세대’까지 영업대상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이 알파세대에 관심을 갖고 영업에 나서는 이유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국내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사회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의 젊은 층인 잠재 소비자를 확보하지 않으면 기반을 상실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알파세대는 더 이상 잠재 소비자 위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금융 서비스를 누리려면 영업점을 찾아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금융으로 개편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의 10대 청소년은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태어난 세대다. 그런 만큼 최신기기와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 가장 잘 적응하고 나아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실제 이들 세대는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 간편송금·간편결제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해당 애플리케이션(앱)과 운영 기업의 성장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전에는 잠재 소비자에만 머물렀던 알파 세대가 이제는 모바일 금융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생겼다는 반증이다.

은행권에서 청소년을 겨냥한 금융 서비스 출시에 첫선을 끊은 곳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다. 2020년 만 14~18세 청소년 전용 플랫폼 카카오뱅크 ‘미니’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은행 계좌가 없어도 돈을 보관하고 이체할 수 있다. 또 청소년에게 필요한 교통카드 기능과 온·오프라인 결제도 지원한다. 

이전까지는 10대 청소년들은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때 필요한 신분증이 없어 원활한 금융 활동을 하기 어려웠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 인증으로 대체하고 카드 역시 미리 충전한 만큼만 쓸 수 있는 선불 전자지급수단으로 내놓으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 결과 카카오뱅크 미니는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수 5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 2021년에는 115만명, 2022년 161만명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카카오뱅크 미니의 성공을 본 다른 은행들도 저마다 청소년 특화 서비스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KB국민은행의 ‘리브 넥스트’는 카카오뱅크 미니와 마찬가지로 신분증 없이 휴대전화 인증으로 개설 가능한 ‘리브포켓’을 통해 알파 세대의 금융거래를 지원한다. 신한은행도 10대 전용 간편결제 서비스 ‘신한 밈’을 제공 중이다.

하나은행은 초·중학생을 위한 체험형 금융플랫폼 ‘아이부자 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순히 금융거래 지원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제휴를 통해 청소년의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