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해외배당금 '59억달러' 국내 전기차 투자
현대차 정의선, 해외배당금 '59억달러' 국내 전기차 투자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6.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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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보금 리쇼어링 추진, 울산·화성 전기차 공장 신설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사옥.[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사옥.[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해외에서 번 계열사 수익을 국내로 들여와 전기차 분야 투자 확대에 사용한다.

현대차그룹은 “경영실적 호조로 높은 수준의 잉여금을 보유한 해외법인의 올해 본사 배당액을 직전 연도 대비 4.6배 늘린다”고 12일 밝혔다. 이어 “해외 법인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59억달러(7조8000여억원)를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각 사별 살펴보면 현대차는 해외법인으로부터 21억달러(약 2조8100억원)를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다. 기아는 33억달러(4조4300억원), 모비스 2억달러(2500억원) 등이다.

전체 배당금의 79%는 상반기 내 본사로 송금돼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등에 본격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나머지 21%도 올해 안으로 국내로 유입된다.

이는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해 해외 자회사가 거둔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으로 ‘자본 리쇼어링(re-shoring)’에 해당된다.

현대차그룹의 자본 리쇼어링 추진에는 정부가 국내 투자 활성화 취지로 개편한 법인세법 영향도 있다.

기존에는 해외 자회사의 잉여금이 국내로 배당되면 해외와 국내에서 모두 과세된 뒤 일정한도 내에서만 외국납부세액이 공제됐지만, 지난해 법인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이미 과세된 배당금에 대해서는 배당금의 5%에 한해서만 국내서 과세되고 나머지 95%는 과세가 면제된다.

해외 자회사 배당금에 대한 이중과세 조정방식이 변경됨에 따라 세부담 경감과 함께 납세 편의성도 제고돼 국내로 배당할 수 있는 환경이 용이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조치로 차입을 줄일 수 있어 재무 건전성 개선 효과와 함께 현금 확보로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59억달러에 달하는 배당금이 국내로 유입돼 우리나라 경상수지 개선에도 일부 기여하게 된다.

배당금은 △현대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및 기아 오토랜드(AutoLand)화성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기아 오토랜드광명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에 주로 투입될 예정이다.

아울러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 투자에도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화성에서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을 갖고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내 전기차 분야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