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생보사 역대급 실적에도 '희비'…'IFRS17' 여전히 변수
'빅3' 생보사 역대급 실적에도 '희비'…'IFRS17' 여전히 변수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5.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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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교보 '웃고' 한화 '우울'…"회계제도 착시효과로 볼 수 있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신뢰성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생명보험사 '빅3(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는 역대급 1분기 실적을 내놨다.

삼성생명은 순이익이 7000억원을 넘어서며 '큰형님' 자리를 공고히 했고, 교보생명 순이익도 전년보다 1.5배 늘었다. 

다만 한화생명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IFRS17이 본격 도입된 가운데, 손해보험사에 이어 생명보험사 또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빅3 생명보험사 1분기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1조629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31억원) 대비 53.3% 증가했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은 1분기 70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2684억원)보다 163.3%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은 50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157억원) 대비 58.5% 증가했다.

반면 한화생명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4225억원으로 전년 동기(4789억원) 대비 11.8%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에 따라 보장성보험 비중이 높은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가 실적 개선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1분기 생명보험사도 IFRS17 효과를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IFRS17 도입에 따른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점검에 나서면서 1분기 실적 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IFRS17은 보험부채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하며 보험계약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수익성 지표로 활용한다.

보험사는 CSM을 계약 시점에 부채로 인식하고 계약 기간 동안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한다.

다만 CSM 산출 시 사망률과 위험률, 손해율, 해약률 등을 계리적(회계처리) 가정치를 자율적으로 산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교보생명의 경우 1분기 CSM은 연결 기준 5조997억원으로 지난해 12월말 4조7493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에 금융감독원(금감원)은 11일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 간담회를 열고 이달 CSM 산출에 대한 세부 기준을 마련, 발표한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업황 자체가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회계기준 변경으로 실적이 뛰는 건 IFRS17 착시효과로 볼 수 있다"며 "당장 매각 이슈가 있는 보험사의 경우 미래 자본 건전성보다 현재 수익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FRS17 도입 이후 가장 큰 변화는 회사 간 비교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라며 "IFRS4에서는 가정의 영역이 간섭할 부분이 적었기 때문에 비교가 용이했지만 IFRS17에서는 모든 회사가 가정을 다르게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동일한 회사의 경우에도 과거와의 비교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는 결국 IFRS17 이후의 수치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조정을 거친 후에야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