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녹취록 파장…‘대통령실 불법 공천개입’ 수사 요구까지
태영호 녹취록 파장…‘대통령실 불법 공천개입’ 수사 요구까지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5.02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진복 "내가 공천 주고 말고 할 위치 아냐" 태영호 "과장된 발언"
유승민 "윤대통령 사당화 될 때부터 경고" 김한규 "공천개입 맞다"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미정상회담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미정상회담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이 22대 총선 공천을 거론하며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에게 '한·일 관계를 옹호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보도되면서 정부·여당이 불법 공천 개입 의혹에 휩싸였다.

의혹 당사자인 이 수석과 태 최고위원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수석은 2일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런(공천 관련)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어서 나도 깜짝 놀랐다"며 "금기사항으로 하는 것 중 하나가 관여하지 말아야 할 건 안 한다"고 재차 선 그었다.

그러면서 "공천은 당에서 하는 거고, 내가 누굴 공천 주고 말고 할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다"며 "(태 최고위원이) 자기 직원들에게 설명하다 보니까 과장되게 이야기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태 최고위원은 전날 "이 수석은 나와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녹취에서 나온 내 발언은 전당대회가 끝나고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이 섞인 내용이다"고 해명했다.

여당 일각과 야당에서는 불법 공천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며 검찰과 경찰 차원에서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믿기 어렵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여당 최고위원인 현역 국회의원에게 용산 하수인 역할을 하도록 공천으로 협박한 것 아니냐"면서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1인 사당으로 전락할 때부터 불법 공천개입 가능성에 대해 누누이 경고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경찰은 오늘 보도된 사건이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대통령실의 불법 공천 개입이 아닌지, 공직선거법 제9조2항에 따라 신속·공정하게 수사할 의무가 있다"며 "'돈봉투'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이 더 깨끗하고 더 떳떳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국민께서 신뢰할 수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실의 당무개입이다"고 단언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물론 협조를 요청해서 '이런 발언 해줘'라고 얘기할 순 있지만, 공천과 관련해서 언급을 한다는 것 자체는 지금 2023년이 맞나(할 정도로) 너무 신기했다"면서 "당연히 당정 간에 협의를 하지만 최고위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소위 대통령을 '쉴드치는' 발언을 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생각도 못 해봤다"고 지적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