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벤처 투자액 '반토막'…8800억 규모
1분기 벤처 투자액 '반토막'…8800억 규모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3.04.1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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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투자건수 885건…41.8% 감소
K-콘텐츠 업종 유일하게 투자 증가
최근 5년간 1분기 벤처투자 현황. [자료=중기부]
최근 5년간 1분기 벤처투자 현황. [자료=중기부]

올해 1분기 벤처투자액이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실물경기 둔화와 고금리 여파에 투자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1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 벤처투자금액은 881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0.3% 감소했다. 신규 투자 건수도 1520건에서 885건으로 41.8% 감소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작년 이후 지속된 실물경기 둔화,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및 회수시장 부진 등의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글로벨 벤처 투자실적은 미국이 55.1%, 이스라엘이 73.6% 감소했다. 미국은 ‘챗GPT’ 서비스를 개발한 오픈AI사에 대한 100억달러 투자와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에 65억 투자를 제외하면 75.1% 줄었다.

각국 통화당국의 단기간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 실물경기 둔화 전망,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투자기업을 분야별로 보면 영상·공연·음반 업종만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더 많은 투자를 유치했다. 케이(K)-콘텐츠 수요가 지속 증가하면서 해당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도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CT서비스, 유통·서비스, 게임, 바이오·의료 등 업종은 투자 감소율이 컸다. 코로나19 방역완화 이후 수요가 감소하면서 성장성이 둔화되었거나, 단기 재무성과가 부재한 기업들이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력별로는 중기(3년 초과 7년 이하)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중기 기업에 대한 1분기 투자금액은 2948억원으로 전년보다 71.1% 줄었다. 후속투자 유치가 어렵고 회수시장도 부진한 상황에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초기기업(업력 3년 이하) 또는 단기간 내 투자회수 가능성이 높은 후기기업(업력 7년 초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았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은 5696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6668억원)대비 78.6% 감소했다. 결성된 펀드 수도 93개에서 43개로 절반 이상 줄었다.

특히 민간 출자자의 벤처투자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비모태펀드 결성금액은 359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992억원) 대비 83.6% 감소했다. 1분기 모태자펀드 결성금액은 2097억원으로 1년전(4676억원)보다 55.2% 줄었다. 고금리로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커지고 투자금을 단기간에 회수하기 어려워지면서 민간 출자자들이 벤처펀드에 보수적으로 출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비록 1분기 투자는 많이 줄었지만 민간 벤처모펀드 결성 및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의 전략적 투자 등으로 앞으로 민간자금이 보다 원활하게 벤처투자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 등 관련 생태계 전반을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곧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