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일 쿠릴열도 영토분쟁,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을 것”
中 “러-일 쿠릴열도 영토분쟁,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을 것”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3.04.0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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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릴열도 남단 '쿠나시르섬' 전경.(사진=타스/연합뉴스)
쿠릴열도 남단 '쿠나시르섬' 전경.(사진=타스/연합뉴스)

중국이 러시아와 일본의 ‘쿠릴열도 남단 4개 섬’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60년만에 입장을 바꿨다. 1964년 ‘일본 영토’라고 인정했지만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6일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달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중국은 쿠릴열도 남단 4개 섬 주권에 관해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인테르팍스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은 일본과 러시아의 영유권 분쟁이 있는 지역이다. 구체적으로는 쿠나시르, 이투루프, 하보마이 군도, 시코탄 등 4곳이다.

앞서 1964년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은 해당 지역을 일본 영토로 인정한 바 있다. 보도가 정확하다면 60년 만에 입장에 변화가 생긴 셈이다.

러시아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의 입장 변화를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입장 변화로 러시아와 중국 간 신뢰와 협력도 공고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입장 변화에는 미국·한국 등과 공조를 강화하는 일본에 대한 견제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발레리 키스타노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일본학 연구센터장은 “쿠릴열도에 대한 이번 중국 측 언급은 러시아가 모든 방향에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중국도 외교 전략에서 러시아에 더욱더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현재 일본이 러시아의 ‘비우호국’ 명단에 올라온 상황에서 러시아는 중국의 이러한 입장 변화를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적국으로 맞서 싸운 러시아와 일본은 홋카이도(北海道) 북쪽에 있는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을 둘러싼 영토 분쟁으로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통상·국경에 관한 양자조약을 근거로 평화조약 체결에 앞서 해당 섬을 받환 받기를 원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전승국과 패전국 간 배상 문제를 규정한 국제법적 합의에 따라 섬이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는 입장이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