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익 은닉’ 김만배 구속영장 청구… 50억 클럽 수사 속도
‘대장동 수익 은닉’ 김만배 구속영장 청구… 50억 클럽 수사 속도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3.02.1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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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억원 은닉 혐의… 영장 발부시 석 달 만에 다시 구치소행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가 14일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불법 은닉 혐의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2021년 10월~2022년 11월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 340억원 상당을 수표로 인출해 차명 오피스텔, 대여금고에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1년 9월 측근 인테리어 업자 김모씨 등에게 대장동 사건의 증거가 저장된 자신의 휴대전화를 불태우게 한 혐의도 있다.

2022년 12월 법원의 추징보전명령 뒤 집행에 대비해 측근 박모씨에게 범죄수익은닉 142억원 상당의 수표를 숨기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법원은 김씨가 실명과 차명으로 소유한 토지·건물, 부동산, 예금반환채권 등 총 800억원을 동결하도록 했다.

김씨는 대장동 특혜 관련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가 지난해 11월24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대장동 비리 1심 재판을 받는 중이다. 석방된 지 석 달 만에 다시 구속 기로에 섰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구치소에 갇히게 된다.

지난해 11월24일 석방될 당시 김씨는 당시 최측근인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와 최우향 이사(전 쌍방울그룹 부회장)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자 자신의 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이씨와 최씨는 2021년 11월~2022년 11월 김씨 지시로 대장동 개발 수익 245억원을 여러 차례에 걸쳐 고액 수표로 인출한 뒤 다시 소액 수표로 수백 장 재발행해 대여금고 등 여러 곳에 은닉했다.

검찰은 사건의 중요도가 큰데다가 김씨가 석방돼 한 차례 극단적 시도를 했던 적이 있는 만큼 이런 돌발상황을 막기 위해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씨와 김씨 기소 후 추가 수사로 김씨의 65억원 은닉 수표를 더 찾아냈다. 김씨가 불법 수익금을 성과급 명목을 둔갑시켜 화천대유 양모 전무 등 임원 4명에게 임원들을 통해 70억원 가량을 더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6월 화천대유 이사회 회의록에는 이성문 대표와 양 전무 등 임직원 13명에게 총 28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

2015~2017년 6명에게 총 90억1600만원을 지급하기로 돼 있던 계획이 2020년에 와서 그 인원과 총액이 불어나게 된 것이다. 검찰은 성과급 증액이 김씨 범죄 수익 은닉과 관련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 은닉 수익이 이른바 ‘50억 클럽’ 관계자들에게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두고 자금을 추적 중이다. 50억 클럽은 대장동 일당한테서 개발사업 대가로 50억 원씩 받기로 한 인사들을 말한다.

50억 클럽에 거론된 인물 중 한 명인 곽상도 전 의원이 전날 뇌물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씨 구속영장을 계기로 50억 클럽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