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상태"… 진퇴양난 빠진 나경원
"혼란스러운 상태"… 진퇴양난 빠진 나경원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1.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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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희 "당분간 공개 행보 자제" 신중론 속 "자신감 있다"
리얼미터 '당대표 적합도'… 김기현 40.3%, 나경원 25.3%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지지율 하락과 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과 마찰음이라는 진퇴양난에 빠진 가운데 잠행에 들어갔다.

나 전 의원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박종희 전 의원은 1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분간은 공개 행보는 조금 자제하고 조용히 있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16일), 대구 동화사 방문(17일) 등 출마 의사는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상 당권 행보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박 전 의원은 "대통령실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 전 의원 입장에서는 억울한 게 많을 수 있다"며 "본인이 이런 뜻이 아닌데 왜곡해서 보도가 되고, 또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그런 흔적도 보이고 하니 공사(公私)적으로 여러 가지가 뒤섞인 감정인 것 같다. 혼란스러운 상태다"고 나 전 의원의 현재 심경을 전했다.

다만 당대표 출마의 문을 완전히 닫진 않은 모습이다.

박 전 의원은 최근 지지율 하락세 동향에 대해선 "일시적인 현상으로 본다"면서 "당에 대한 애정, 지도자로서의 리더십 등이 보도되면서 '내년 총선에 가장 적합한 당대표가 누구인가'하는 부분에서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선을) 지나치게 대통령 개인기로 치른다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한 것 같다"면서 "수도권 승리가 관건 아니냐. 수도권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이 당대표가 돼야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고, 그게 중도 확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수도권에 기반을 둔 나 전 의원의 강점을 에둘러 내비쳤다.

나 전 의원은 아직 출마 여부를 두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상태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을 간 상황임을 고려, 윤 대통령 귀국 이후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의 출마설 배경엔 '당심'이 있었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당원투표 100%를 반영해 치러지는데, 이를 두고 4선 중진 의원과 원내대표 자리를 거치는 등 당내에서 저력을 가진 나 전 의원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나 전 의원이 당대표 적합도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여론조사가 잇달아 발표되는 상황도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윤 대통령·대통령실과의 갈등이 불거진 이후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 \보면 윤심(尹心)을 지닌 김기현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앞서는 '골든 크로스'가 나타난다. 나 전 의원의 출마 명분도 약화한 셈이다.

리얼미터가 이날 공표한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6~17일 동안 국민의힘 지지층 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당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의원이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답한 이들은 40.3%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나 전 의원은 25.3%로 관측됐다. 두 사람 간 격차는 15.0%로, 오차범위(전체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2.8%p·국민의힘 지지층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4.3%p) 이상 간격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적합도 32.5%로 나 전 의원(26.9%)을 앞질렀지만,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에 머물렀다. 이와 비교하면 이번 여론조사는 향후 차기 당권 구도가 김 의원의 '독주' 양상을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