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차기회장 후보군 18일 확정…손태승 '법적대응' 무게
우리금융 차기회장 후보군 18일 확정…손태승 '법적대응' 무게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1.16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태승 연임 의지 밝힐 것"…10명 하마평에도 관치금융 여전히 우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오는 18일 우리금융그룹이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선출을 본격화한다. 우리금융 내부는 물론 외부 추천을 통해 10명의 1차 후보군이 확정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대관심사는 손태승 회장의 연임 도전 여부다. 
금융당국이 노골적으로 손 회장 연임에 제동을 거는 상황에서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임추위 회의 이전에 손 회장이 거취 표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손 회장이 별도로 입장을 내지 않더라도 1차 후보군에 손 회장 이름이 오르는 것 자체가 징계에 대한 법적 대응과 연임을 공식화하는 것이란 관측도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임추위는 오는 18일 금융 계열사 대표 등 내부 후보를 포함해 두 곳의 헤드헌터사 추천을 받은 외부 후보 등 10명의 1차 후보군을 확정한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하더라도 현 손태승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11월 금융위원회가 라임펀드 부실 판매 등과 관련해 중징계 결정(문책경고)을 내리면서 손 회장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손태승 회장이 연임에 나서려면 금융위 중징계 결정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현행법상 금융당국으로부터 금융사 임원이 중징계 이상 처분을 받을 경우 3년간 금융사 임원 선임에 제한을 받는 만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마찬가지로 징계에 대한 행정 소송(징계 처분 취소청구소송)과 법원 결론이 날 때까지 징계 효력을 중지하는 가처분 신청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손태승 회장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손 회장이 금융당국 징계에 대해 이의 없이 수용할 경우 자신의 연임 여부와 별도로 사모펀드 사태로 법적 다툼을 겪고 있는 우리금융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태승 회장이) 고심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결국에는 법적으로 대응을 하는 것이 본인은 물론 회사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라며 내부 상황을 전했다. 

이렇다 보니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이 18일 예정된 1차 후보군에 이름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정도 내부 인물로 명단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재는 우리금융을 떠났지만, 과거 몸을 담갔던 이들도 함께 거론된다. 이 행장의 전임이었던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총괄부문장,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또 외부인사에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조준히 전 기업은행장, 박영빈 건설공제조합 이사장 등이 거론된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그룹 회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손 회장의 연임 의지를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추위 개최가 정말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손 회장도 거취 여부를 밝힐 것으로 개인적으로 예상한다”며 “금융당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법적 대응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을 수 있지만, 1차 후보군에 손 회장이 포함되는 것 자체가 연임 도전과 법적 대응을 분명히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임추위 일정이 확정되고 차기 우리금융 회장 선임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관치금융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라임) 펀드 사태 제제를 통한 관치인사로의 경질 시도에 경고한다”며 “이사회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며,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은행 발전을 위한 과점주주로서의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