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지역농협 적자에도 성과금 잔치 논란
영광군 지역농협 적자에도 성과금 잔치 논란
  • 박천홍 기자
  • 승인 2023.01.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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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수매 벼값 폭락에 수십억 적자 보전

전남 영광군이 지역 농협측에 수십억의 적자를 보전해 줬는데 정작 관내 농협들은 성과금 잔치를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영광군과 지역농협 등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12월30일 영광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통합RPC)에 농업발전기금 일부를 활용해 37억2,478만원을 지원했다. 

영광농협(지분 35.86%)·백수농협(26.02%)·서영광농협(19.06%)·굴비골농협(19.06%) 등이 출자한 통합RPC가 지난해 농민들로부터 수매한 벼값이 폭락해 53억2,112만원의 적자가 발생하자 이중 70%를 보전해준 차원이다.

당초, 통합RPC는 농가들에게 가마(40kg)당 평균 6만6,100원에 벼를 수매했으나 벼값이 4만5,000원까지 폭락해 60~70억원 규모의 대규모 적자가 예상돼 최악의 경우 파산 또는 출자 관계인 농협들까지 막대한 출혈이 불가피했었다.

하지만 지분대로 피해액을 분담할 경우 농협들은 11.4억에서 최대 25억까지 부담할 처지였다.

이에 영광군은 농민들까지 피해가 확대될 것을 우려해 과거 태풍 피해 등으로 쌀값이 폭락했을 당시 지원했던 사례를 감안해 적자액의 70%를 농업발전기금으로 우선 지원하는 방침을 밝혔었다. 이후 정부 시장격리곡 매입 덕에 RPC 적자는 다행히 53억원까지 줄었고, 군은 RPC측이 회계법인을 통해 제시한 손실액산정보고서를 근거로 70%를 지원한 상황이다.

영광군이 적자를 보전하면서 농협별 실부담(30%)은 영광농협이 19억에서 4.8억, 백수농협이 13.8억에서 2.8억, 서영광농협이 10억에서 2.4억, 굴비골농협이 10억에서 2.4억 등으로 대폭 줄었다. 

하지만, 영광군이 37억원이 넘는 예산을 농협 측에 지원한 연말과 연초 영광농협은 이사회가 의결한 성과금 225%~250%인 약 5억여원을 직원 140여명에게 지급했고 서영광농협은 200%로, 굴비골농협은 250%를 의결했다가 실제 150%, 백수농협은 100%를 지급했다. 지역농협들의 당기순이익이 4억~15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영광군의 보전이 없었다면 대부분은 적자를 면키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군민 K씨는 "군민 혈세로 적자를 메우고 그것도 모자라 직원들에게 선심성 성과금 잔치를 한 것"이라며 "회수 방안 등 농협 조합장들을 만나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농협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이미 지급된 성과금 절반 또는 일부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ch35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