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전 대통령 만난 野 지도부… 지지층 결집 총력전
文 전 대통령 만난 野 지도부… 지지층 결집 총력전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1.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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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서 "책임 실종·정치 부재·폭력적 지배 활개" 尹정부 맹폭
1시간30분 회동 "민주주의" 톤 맞추기… "친문 세 끌어안기"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단체 사진 촬영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단체 사진 촬영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새해 들어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향한 공세를 높이는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재명 대표는 2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과 경제의 위기,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의 위기가 참으로 심각하다"며 "국정 책임의 실종, 정치의 부재, 폭력적 지배가 활개를 치는 난세가 됐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태원 참사' 관련해서도 "정부·여당은 참사가 이대로 잊히길 바라는 것 같다. 대통령 신년사에서도 사과나 진상규명 의지는 자취를 감췄다"면서 "참사 지우기가 이 정권의 진심인가, 이렇게 묻고 싶다"고 밝힌 뒤 국정조사 기간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압박했다.

이 밖에도 무역수지 적자, 공공요금 인상 등 민생경제 현안을 언급한 뒤 "정부가 과연 대책을 제대로 세우고 있는지가 더 걱정이다. 위기로 국민이 고통받을 때 이를 방치하거나 방관하는 정부의 무능은 죄악"이라고 지적하는 등 최근 정치 현안 전반에 대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민주당은 최근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수위 높은 발언으로 맞대응하는 데 대해서도 집중 공세를 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에게 전쟁의 당위성을 설명할 수 있나. 군에 몸담은 적도,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한 적도 없으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무책임한 발언을 멈추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어 경남 양산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번 예방은 민주당의 정부·여당에 대한 전방위 공세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았다.

안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당 지도부와 문 전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가 직접 준비한 평양식 온반을 먹으며 1시간30분가량 오찬을 가졌다.

안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찬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어려운 민생 경제 해결, 안보 불안 우려와 남북 간 단단한 평화 실현을 위한 노력 등이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건 '민주주의' 관련 부분이다. 문 전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선 안 된다(는 말이 있었다)"고 밝혔는데, 최근 전 정권 및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과 맞물려 더욱 이목이 모인다.

다만 안 수석대변인은 전 정권 관련 수사에 대한 부분을 겨냥한 발언은 아니며, 전체적인 맥락에서 해석하면 된다고 덧붙여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당 지도부와 전임 대통령 간 새해맞이 회동은 사실 통상적인 관례이나, 현재 정치 상황을 고려한다면 지지층 결집 의도가 있단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각종 현안에 대한 비판 논조와 '민주주의' 강조 등 당 지도부와 문 전 대통령의 발언 기조가 일맥상통한 것도 무게를 보탠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통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또 이렇게 만나게 되면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도 있다"고 해석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같은 당이라고 하더라도 주류·비주류, 친소관계 이런 것들이 있어 민주당이 어려운 국면을 앞두고 민주당 구성원을 결집시키고, 소위 친문(親文) 세력을 껴안으려는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