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연 "내년 수도권 아파트값 4.5%↓…4월 이후 하락 폭 축소"
주산연 "내년 수도권 아파트값 4.5%↓…4월 이후 하락 폭 축소"
  • 남정호·이지은 기자
  • 승인 2022.12.1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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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경기 위축·세제 정상화 지연에 내림세 지속
4분기 기준금리 하향 조정 시 보합 전환 가능성 커
서종대 주산연 대표(왼쪽 두 번째) 등이 1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2023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했다. (사진=이지은 기자)
서종대 주산연 대표(왼쪽 두 번째) 등이 1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2023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했다. (사진=이지은 기자)

주산연이 고금리와 경기 위축, 부동산 세제 정상화 지연으로 내년 수도권 아파트값이 4.5%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기준금리 인상이 끝나고 완화된 공시가격과 주택세제가 적용되는 4월 이후부터 아파트값 하락 폭이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4분기에 기준금리가 다시 하향 조정되면 인기 지역부터 보합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1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3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 방향'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주산연은 경제 변수와 주택수급지수를 고려한 예측 모형으로 전망한 결과 내년 전국 주택값과 아파트값은 각각 3.5%와 5.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고금리와 경기 위축, 부동산 세제 정상화 지연 등으로 내년에도 집값 하락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별로 전체 집값 평균은 수도권이 3.0% 하락하고 수도권 중 서울이 2.5%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방에 대해선 4.0% 하락을 점쳤다. 아파트값은 수도권과 서울이 각각 4.5%와 4.0% 내리고 지방은 5.5%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산연은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정점을 지나고 완화된 공시가격과 주택 세제가 시행되는 4월 이후부터 하락 폭이 둔화하기 시작할 것으로 봤다. 기준금리가 하향 전환될 가능성이 큰 4분기 중에는 수도권 인기 지역부터 보합세나 강보합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재 바닥 수준을 이어가는 올해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절반 수준인 54여만호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소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내년 하반기부터는 집값 급락세가 꺾이고 매수심리가 되살아나면서 내년 매매거래량은 올해보다 39% 증가한 75만호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전월세 시장은 고금리와 집값 하락 전망 등에 따라 매매거래 수요가 전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월세 거래가 늘고 기준금리 하향 전환 시점까지는 월세 상승세도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내년 전국 주택 전셋값은 올해보다 4.0% 하락하고 수도권과 서울, 지방은 5.5%, 3.5%, 2.5%씩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월셋값은 전국 평균 1.3% 오르고 수도권과 서울은 각각 1.5%와 1.0% 상승할 것으로 봤다. 지방은 1.2%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주산연은 또 고금리와 집값 급락,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중단으로 내년 상반기 중 건설업체 부도가 급증하고 하반기부터는 제2금융권 부실로 전이돼 우리 경제에 2차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주산연에 따르면 과거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주택담보대출과 건설사업에 PF 조달방식이 거의 없었고 2008년 금융위기 때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평균 38% 수준으로 낮았다. PF 조달 비율도 높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기간 금리가 급상승하고 50%에 육박하는 높은 평균 LTV, 높은 PF 조달 비율로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보다 위험이 훨씬 크다는 게 주산연의 설명이다.

주산연은 이런 상황에서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건설사업 금융경색 완화와 보유토지 대체사용방안 강구, 미분양·미입주 주택 해소 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산연은 더욱 적극적인 PF 금융 지원방안과 건설업체 보유토지에 분양주택 대신 임대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 표준건축비 현실화와 분양전환가격기준 개선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분양 적체 문제 완화를 위해 아파트 등록임대사업 복원, 비정상적인 주택 보유·거래 과세 정상화를 조속히 완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