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초청 만찬 등 잇따라… '윤심' 해석에 부담 가중
野 "반대파와 소통도"… 유승민 "선거 등 개입 절대 안돼"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정치'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차기 국민의힘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내년 '2월말 3월초'로 가닥이 잡혀가는 상황에서 '윤심(尹心)' 경쟁과 연결 짓는 해석들이 나와 주목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초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한남동 옛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관저를 옮긴 뒤 열흘 만인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첫 손님으로 초대했다.
한남동 이웃인 5부요인(국회의장·대법원장·국무총리·헌법재판소장·중앙선거관리위원장), 협치 의미를 담은 야당 지도부 등이 관저 첫 손님이 될 것이란 추측이 나왔지만, '세일즈 외교'가 먼저였다.
이후 윤 대통령은 각계 인사들과 연이어 관저 만찬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21일경 관저에서 '윤핵관'(윤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 4인방으로 꼽히는 권성동·장제원·이철규·윤한홍 의원 부부와 만찬을 한 데 이어 25일 국민의힘 비대위와 만찬을 했다.
30일에는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독대하고, 직후에 주호영 원내대표와 다시 심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경에는 내각에서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관저를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정치인들이나 정부 인사들은 아니지만,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 등 한·미 군 수뇌부,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과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장종현 백석대 총장,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 등 종교계 인사도 관저에 초대했다고 한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일부 '비공개 관저 회동'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는 데 대해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역대 대통령들도 청와대 집무실이나 '안가'(안전가옥)로 불리는 외부 공간에서 종종 비공개 회동을 했지만, 이번처럼 매번 공개되지는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관저 만찬에 초청한 정치권 인사가 여당 지도부와 최측근, 차기 당권주자라는 점에서 차기 당권을 둘러싼 윤심의 향방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잇따르면서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당장 관저 회동 뒤 주 원내대표가 새 당대표의 조건으로 △의석수가 많은 수도권에서 대처를 할 수 있고 △MZ(20·30대)세대에게소구력이 있어야 하며 △안정적으로 공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게 윤심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더해 이후 한 장관에 대한 전당대회 차출설이 제기됐고, 윤 대통령이 "한 장관은 정치할 준비가 안 됐고, 지금 정치를 할 상황도 아니다"고 일축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한 장관은 다른 데 쓸 데가 있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도 여권 발로 흘러 나왔다.
대통령이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개인 공간에서 만나면서 허심탄회하게 국정을 논의한다면 긍정적 효과도 있겠지만, 정치적 해석만 나오는 것이다.
또한 이 장관의 경우 야당의 해임건의안 추진으로 정국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대통령 관저 회동이 주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윤 대통령이)이 장관과 한 장관을 보란 듯 관저로 불러 만찬했다. 이 장관을 보란 듯 지킨다"고 규탄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최근 윤 대통령의 관저 정치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이 다양한 분들과 많은 소통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문제는 자신과 생각이 같거나 자신의지지자들과 그런 소통을 하는 것보다, 반대파 야당이나 자신을 비판하는 그런 분들과 소통을 해서 서로의 공감대를 구축하고,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대통령도 사람이고 정치인이기 때문에 본인 생각이 있겠지만 대통령 지위에 간 이상 경선 개입, 공천 개입, 선거 개입은 절대 하면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관저에 사람들 불러 밥 먹고 하는 거 다 좋다"면서도 "윤핵관만 만나지 말고 야당 원내대표도 만나고 의원도 만나고 국민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