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용기 탑승 불허 논란과 겹쳐… 대통령실 "취재와는 무관"
野 "유신시대 관제보도 바라나"… "무슨 생각으로 특정인 부르나"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친 가운데, 시작과 끝은 '취재 제한' 논란으로 얼룩지는 모습이다.
MBC 전용기 탑승 배제에 이어 전용기에서 친분이 있던 특정 언론사 기자 2명을 따로 불러 대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저녁(현지시간) 캄보디아 일정을 마치고 인도네시아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윤 대통령이 특정 언론사 기자 2명을 불러 1시간 가량 대화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20개국(G20)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특정사 기자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대통령이 평소 인연이 있어 이동 중에 편한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며 "취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용기 탑승에 MBC 취재진을 배제하면서 대통령의 외교순방은 국민 세금으로 이뤄지며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했는데, 특정사 기자들과의 사적 대화가 적절한가'라는 질문에 "평가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순방을 떠나기 전 대통령 전용기에 MBC 취재진의 탑승 불허를 통보한 바 있다. 이에 MBC는 민항기로 윤 대통령 순방 취재를 따랐고, 대통령실 결정을 비판한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도 전용기 탑승을 거부하고 민항기를 이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용기 내에서 특정 기자들만 따로 불러내 대화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기에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진행된 한·미, 한·일 정상회담도 대통령실 전속 동반으로 진행하고 풀(공동)취재단의 접근을 제한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야권은 당장 공세 태세를 취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 전용기는 혈세로 운영되는 공적 공간"이라며 "국민의 알 권리를 대행하는 언론에 동등한 취재 기회 제공은 의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망각한 대통령의 모습은 공사 구별 못하는 그릇된 인식과 편협한 언론관만 확인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또 안 수석대변인은 "MBC 기자 전용기 탑승을 막고 정상회담에 풀단 기자조차 취재할 수 없도록 한 건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이 아니고선 있을 수 없는 형태"라며 "유신시대 관제 보도를 바라나"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무슨 생각으로 비행기에 갇힌 공간에서 특정인만 불러들인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고 의원은 "수많은 기자들이 항의할 거라곤 생각 안하셨나? 기자들이 뭐라하든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셨나? 생각이 있기는 한건가"라며 "이것도 대통령실은 뭐가 문제냐, 공간상의 제약으로 몇몇 기자들로부터 고견을 청취했을 뿐이라고 하실건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는 "김은혜 홍보수석, 이재명 부대변인도 기자 출신이신데, 정상이라고 보나"라고 물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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