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 두고 고개 드는 '신중론'
美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 두고 고개 드는 '신중론'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2.10.3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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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중심 '무방비 대처' 비난…결과 따라 한국도 새 국면
기자회견 하는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기자회견 하는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결정시한이 다가온 가운데, 긴축론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고삐를 죄야 한다는 의견은 여전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내달 1~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미 정치권에선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은 변수가 여전하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은 최근 "연준의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고 대규모 실업 사태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주)도 지난해 연준이 물가상승에 무방비한 대처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셰로드 브라운 민주당의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물가상승에 대응하는 것이 임무지만 이와 함께 완전 고용을 확보해야 하는 책임도 놓쳐서는 안 된다"며 "과도한 통화 긴축이 불러올 잠재적 실업은 노동자 계급에 이러한 문제를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의 경우, 앞서 7월과 9월 각각 1.00%포인트(p), 0.75%p로 금리를 인상했지만 이달 26일 0.50%p로 인상 폭을 줄였다.  
 
티프 맥클렘 BOC 총재는 "긴축을 오랫동안 지속한다면 필요 이상으로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신도 캐나다 BOC가 금리인상 폭을 줄인 것은 다른 국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27일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분 국가의 기준금리가 아직 중립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2024년은 돼야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립 금리는 인플레이션(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전반적·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현상) 억제와 디플레이션(전반적 물가 수준 장기간 하락 현상) 방지를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금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1월초 미 FOMC의 금리인상 결과가 주목된다"며 "0.75%p 금리 인상이 예상되지만 앞으로 금리인상 속도조절 시그널이 가시화된다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 역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0.5%p가 아닌 0.25%p 금리인상에 그칠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다"며 "국내 금리인상 사이클도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는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들 내에서도 고강도 긴축에 대한 부담감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정치권 내에서도 속도조절 요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입수되는 인플레이션, 고용 데이터에 결과는 달려 있지만 최근 연준을 둘러싼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