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최측근' 조상준 기조실장 사직… 국정원장 “대통령실 통보”
'尹 최측근' 조상준 기조실장 사직… 국정원장 “대통령실 통보”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10.2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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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전날 돌연 사의 표명… 尹 대통령, 하루 만에 사표 수리
국정원 “일신상 사유”… “정무직 면직시 징계사유 확인 안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4개월여만에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국정원 개혁’을 담당할 인물로 꼽히던 조 실장이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시점에 직에서 물러나면서 의아한 분위기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26일 열린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은 조상준 기획조정실장의 사의 표명을 대통령실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국정원장이 전날 (오후) 8시에서 9시 사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유선 통보를 직접 받았다”며 “그에 대해 조 실장이 직접 원장에게 사의 표명의 전화를 한 바는 없는 걸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조 실장은 지난 6월 기조실장에 발탁됐다. 기조실장은 조직과 인사, 예산 등 살림살이를 총괄하며 국정원 내 2인자로까지 불리는 요직이다.

당시 조 실장 발탁으로 국정원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정원 개혁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조 실장은 대검 중앙수사부 검사,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등을 지낸 인물로 윤 대통령의 검찰라인 최측근 인사라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이 소위 ‘믿을 만한 측근’을 기용해 개혁을 본격화 하려는 계산을 했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과 조 실장의 인연은 2006년 대검 중수부의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 수사에서 시작됐다. 이후 2019년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맡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보좌했다.

무엇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김건희 여사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며 친분 관계를 돈독히 했다.

하지만 조 실장이 갑자기 사의를 표명하고 윤 대통령이 하루만에 사표를 수리한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정확한 사의 표명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다.

국정원 관계자는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국정원에서 밝힐 수 없다”며 “일신상의 이유”라며 대답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사의의 배경이 일신상의 이유라 하더라도 사의 표명 시점이 국정원 국정감사 전날이었다는 점이 의아하다는 분위기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정원 국감에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 일어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월북 판단 근거, ‘탈북어민 북송’ 사건 처리 과정 등이 다뤄졌지만 조 실장은 사직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조 실장의 면직 이유와 관련해 정보위원들은 ‘재직 시기 여러 문제가 없었는지를 검증해보는 과정을 거쳤는가’라고 질의했지만, 김 원장은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이 전했다.

김 원장은 “정무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직업공무원과는 달리 처리한다는 판단을 했고, 직업공무원처럼 구체적인 기관별 징계사유 이런 부분에 대한 확인은 통상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