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發 전산오류…은행권 전반 경각심↑
카카오發 전산오류…은행권 전반 경각심↑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10.1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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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매년 전산오류 수십 건…당국, 자체점검 유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의 ‘블랙아웃 사태’ 영향으로 금융계열사인 카카오뱅크가 서비스 장애를 겪은 가운데, 전산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은행권 전체로 퍼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카카오 금융계열사뿐만 아니라 전 금융사를 대상으로 전산 사고에 대한 비상대응계획을 점검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5일 SK 판교캠퍼스에서 발생한 화재의 영향으로 일부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다만 장시간 먹통이 된 카카오톡·다음 등의 서비스와는 달리 카카오뱅크의 핵심 서비스는 사고 발생 1시간 반 만에 대부분 복구됐다.

카카오뱅크는 다른 카카오 계열사와 달리 서울 상암동 LG CNS 데이터센터를 주전산센터로 활용하고 있어 이번 화재와 직접적 관련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카카오톡과 연계된 서비스인 ‘카카오톡 친구에게 이체’, ‘모임통장 친구 초대’ 등의 이용은 제한됐다. 이날 현재도 ‘카카오톡 상담 연결’ 서비스는 점검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과 연관된 탓에 이번 카카오뱅크의 서비스 장애가 조명받고 있지만, 은행권의 전산 사고는 매년 수십 건씩 발생하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3년여간 은행권의 전산 장애 발생 횟수는 275건이다. 이 기간 전 금융권에서 발생한 전산 장애는 총 781건으로, 3건 중 1건이 은행에서 일어난 사고다.

구체적 피해 규모가 확인된 사례는 57건으로, 피해 금액은 33억8386억원에 달한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올해 3월 전산오류가 발생해 주력 모바일뱅킹인 ‘쏠’의 서비스장애가 발생해 1시간 넘게 접속이 지연됐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5월 전산오류로 인터넷·모바일뱅킹 서비스가 2시간 동안 중단된 바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63건, 2020년 71건, 지난해 81건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매월 평균 6건의 사고가 일어난 셈이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발생한 전산 장애 횟수는 60건이다. 연말까지 비슷한 빈도로 사고가 이어진다면 올해 전산 장애 발생 횟수는 지난해보다 늘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로 보면, 이 기간 가장 많은 전산 장애가 발생한 곳은 케이뱅크로 34건에 달한다. 신한은행이 32건으로 뒤를 이었고,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카카오뱅크 역시 27건의 전산 사고를 겪었다. 이밖에 산업은행 25건, SC제일은행 23건 순으로 많은 전산 장애가 일어났다.

금감원은 이날부터 카카오뱅크 등 카카오 금융계열사를 대상으로 화재로 인한 전산센터 문제 발생에 따른 비상 대응에 문제가 있었는지 대대적인 점검에 나선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상대응계획에 맞춰 신속히 조치했는지 살펴보고, 필요시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다른 금융사에 대해서도 화재로 인한 전산센터 장애에 대한 비상 대응계획을 자체적으로 점검하도록 했다.

시중은행들은 최소 두 곳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해 전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재해복구시스템(DR)을 두는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서울 여의도와 경기 김포에, 신한은행은 경기 죽전과 일산에 각각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산 시스템은 사고 방지를 위해 상시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재해 발생 대응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