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연정국악원(이하 국악원)이 2022 회원특별공연 극단 모시는 사람들 초청 ‘심청전을 짓다’ 공연을 오는 24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개최한다.
연극 ‘심청전을 짓다’는 올해 ‘제43회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가부장제 아래에서‘효’와‘희생’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연극은 우리가 흔히 효녀의 이야기로 알고 있는 심청전을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이웃의 시선으로 심청이를 바라보고, 그 이웃들이 함께 새로운 심청전을 지어나가는 이야기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져 죽은 뒤, 이웃들이 미안한 마음에 심청이의 제사를 지내는데, 우연히 성황당에 모여든 사람들이 그 제사에 동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귀덕이네를 통해 그들이 듣는 심청이 이야기는 하나이지만 각자의 마음에 비추어 본 심청는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어린시절부터 눈 먼 아버지를 대신해 동냥을 하러 다니던 가여운 이웃으로, 누군가는 하늘이 내린 효녀로, 또 누군가는 막지 못한 안타까운 죽음으로 그려지며 삶의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
원작 ‘심청전’은 조선시대의 베스트셀러로 심청이의 효심과 더불어 봉사의 딸에서 황후가 되는 반전의 드라마는 조선 신분제 사회의 금지된 욕망과 희망을 담고 있기에 서민과 천민 계층까지 폭넓게 사랑받았다.
한글소설의 보급과 맞물려 책을 보기 위해 아끼던 비녀를 파는 등 큰 인기를 끌었는데, 230여종이나 되는 이본(異本) -원본은 같고 일부 내용이 다른 각색본-이 그 인기를 증명한다. 또한 현재까지도 연극, 영화, 소설, 오페라, 무용, 애니메이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재해석되며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극단 모시는 사람들 대표이자 본 작품을 집필한 김정숙 작가는 “심청전으로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다시 생각해 보게되었다”며 “생각해보면 효녀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아버지 사랑이 고픈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연은 권호성 연출의 섬세한 연출과 함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야차’로 화제를 모은 배우 신문성과 연극 ‘금조이야기’, 드라마 ‘소년심판’의 박옥출, 진솔한 연기의 정래석, 고훈목, 김희경, 이예진, 이민준, 김수영, 현혜선 등이 출연하며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공연을 제작한 극단 모시는 사람들은 올해로 33년째를 맞는 중견극단으로 뮤지컬 <블루사이공>, <들풀>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몽연> 등을 통해 우리 역사를 돌아보고 소시민의 삶을 조명한 창작극을 주로 만들어온 대한민국 대표 극단이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이영일 원장은 “국악원이 준비한 2022 회원특별공연은 조선시대 베스트셀러인 <심청전>을 연극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우리가 살면서 무엇을 놓치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공연”이라며 “시민들에게 힐링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정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