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尹정부 지지율, 출범 두 달만에 레임덕 수준"
박홍근 "尹정부 지지율, 출범 두 달만에 레임덕 수준"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7.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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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인사·사적채용·김건희 여사 논란 등 맹공
'민생' 거듭 강조… 평등법 사회적 공론화 등 언급
'탈원전 정책' 언급… "진보적 대중정당 거듭나겠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정부의 줄지은 인사 논란을 맹공했다.

박 원내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갖고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추세와 관련 "곧 30%도 무너질 거란 예측마저 나온다"며 "출범한 지 두 달 만에 새정부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정권 말기 레임덕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초유의 상황에 윤 대통령은 '지지율은 의미 없고 국민만 생각하겠다'고 한다"며 "국정 운영 지지율이 국민의 여론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생각하겠단 국민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이냐"고 반문했다.

인사 논란과 도어스테핑 등에 대해서도 집중포화했다.

박 원내대표는 "인사 대참사에 비견되는 내각 인선은 부실한 사전 검증으로 네 명이 줄줄이 낙마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인사 난맥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라면서 "잇따른 부실 인사로 지적받자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며 반문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런 대통령의 태도에서 국민은 쓴소리에 귀를 닫는 오만과 불통을 절감했다"며 "이 정부가 소통의 상징이라 여기는 '도어스테핑'은 더 이상 소통의 자리가 아니라 대통령의 말실수를 걱정하는 자리가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통령의 측근 챙기기는 도를 넘은지 오래"라면서 "법무부, 행안부, 국정원 등 권력기관 정점에 한동훈, 이상민, 조상준 등 핵심 측근을 임명했다. 대한민국을 마침내 검찰공화국으로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대통령실 지인 채용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인사 논란은 점입가경"이라면서 "긴말 드리지 않겠다. 엄격한 공사 구분은 공직자에게 더구나 대통령에겐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과 국민 우려에 윤석열 대통령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조용히 내조만 하겠다던 대통령의 부인이 대통령도 어쩌지 못하는 권력의 실세란 말까지 나와서야 되겠느냐"고 몰아세웠다.

그는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충정으로 윤석열 대통령께 간곡히 그리고 엄중하게 말씀드린다"면서 "지지율 추락으로 나타나고 있는 민심, 즉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고 주변을 엄격히 관리하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지지율 급락은 권력 사유화, 인사 난맥, 경제· 민생 무능에 더해 대통령의 오만과 불통이 더해진 결과"라며 "정치보복성 기획수사와 구시대적 종북몰이로는 국면 전환에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이라면서 "정치와 국정 운영의 본질은 국민이 맘 편히, 잘 먹고 잘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부언했다.

이와 더불어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촉구한다"며 "국정 운영의 기본으로 돌아오라. 무엇보다 경제 민생에 집중하라"고 압박했다. 이어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경제와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일이라면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생 관련해선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언급한 뒤 "문제는 이런 어려움이 대선 전부터 예고됐다는 것"이라며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도, 지난 2월 말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물가에 미칠 영향도 모두 예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대선 이후 인수위 두 달 동안 허송세월만 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강행하느라고 정작 챙겨야 할 경제와 민생은 뒷전이었다"면서 "취임하고 한 달이 지나서야 부랴부랴 5대 부문 구조개혁을 담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지만, 사회적 합의도 안 된 이런 중장기 구조개혁이 과연 지금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을 위한 대책이 되겠느냐"고 일침했다.

또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일수록 국가는 어려운 서민과 민생을 챙기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 국가의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고물가와 고금리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면, 어려운 국민이 견뎌낼 수 있도록 국가의 지원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재정의 역할이 절실한 때"라고 거듭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불요불급한 예산 삭감', '서민·중산층 지원 예산 증액', '법인세 감세 등 저지'를 당 차원에서 실시하겠단 입장을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민주당은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철저히 반성하고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박 원내대표는 "이념과 지역으로 갈라졌던 대한민국이 또다시 계층과 세대, 젠더로 갈라져선 안 된다"며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평등법 등 다양한 형태의 혐오와 차별을 막기 위한 사회적 공론화에도 본격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저출생·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 돌봄 책임제' 도입과 더불어 △공교육 범위 대폭 확대 △노후소득보장 체계 전반 개편 △전 국민 기본 생활 보장 제도 마련 △인구정책 대한 사회적 합의 추진 등을 공언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을 전면 중단한 데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얼마 전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의 목표치마저 사라져 버렸다"며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바보 같은 짓'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회귀 정책이 '바보 같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탄소 중립을 향한 전 지구적 과제에 기꺼이 동참하겠다"면서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의민주주의에서 정당은 민의를 대변해야 한다.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고 있다면 이를 극복하는 게 정당의 책무이자 정치지도자의 역할"이라면서 "복지국가와 경제민주화를 지향하는 민주당의 가치를 지켜내고, 시대의 변화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내세웠다.

그는 "민주당은 민심의 바다에서 진보의 가치를 지향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민주당의 부족한 점을 질책하시면서도 민주당이 새로운 미래를 담대하게 열어갈 수 있도록 늘 함께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