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초강세’ 신흥국 국가부도 위기…한국엔 “영향 제한적”
‘달러 초강세’ 신흥국 국가부도 위기…한국엔 “영향 제한적”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2.07.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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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통화 긴축 가속…자본 유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며 세계 각국이 물가 고공행진 속에 경기가 가라앉고 있다. 일부 신흥국에선 국가 부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달러화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6월 말 기준, 대다수 신흥국 통화가치가 올해 초반보다 ‘5%’ 이상 낮아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라오스(-25.5%) △터키(-21.4%) △아르헨티나(-17.7%) △이집트(-16.4%) 등 일부 국가는 15% 넘게 떨어졌다. 특히 달러화 강세는 무역·물가 ·외채 ·자본시장 등 여러 분야에서 신흥국에 악재로 작용된다. 수입 비용이 증가해 생산자·소비자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한편, 수입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은 선진국에서 통화 긴축 조치를 단행하면서 차입 비용이 증가하는 등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하고, 외채 상환 부담은 높아지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신흥국(20개국)을 조사한 결과, 국내총생산(GDP)과 달러 표시 부채 비율을 비교했을 때 올해 1분기 평균은 ‘24.6%’로, 2019년 말보다 ‘1.1%’ 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대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13일 IMF 블로그에서 “달러화 강세와 함께 이미 신흥국에 투자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추가 유출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미국과의 정책금리가 역전될 때 미치는 여파가 주목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지난 13일 ‘0.5%’포인트 상향하는 ‘빅 스텝’을 단행, ‘2.25%’가 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기준금리를 ‘2.5%’로 ‘0.75포인트’ 상향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시행하면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게된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시장모니터링본부장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일각에선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을 우려한다. 다만, 실제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되더라도 큰 폭의 자금 유출은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달러화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일부 신흥국가는 도미노 국가부도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기관)는 러시아·스리랑카에 이어 채무 불이행에 가장 취약한 5개국(엘살바도르, 가나, 이집트, 튀니지, 파기스탄)을 지목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신흥 국가의 30%, 저소득 국가의 60%가 채무 곤경에 빠졌거나 빠질 위험이 큰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IMF의 구제금융 조치를 받는 국가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흥국에선 자국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달러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외환시장에 개입, 상당수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많이 감소했다.

이에 국제금융센터는 역환율(경기 부양보다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춰 자국 통화 약세를 제한하려는 경쟁)을 우려하는 가운데 외환 보유액이 적어지면 대외 지급 여력이 떨어지고, 그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환율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382억8000만 달러다. 한 달 사이 94억3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금융위기 이후 13년7개월 만에 외환보유액이 최대 폭으로 감소하면서 환율 방어를 위해 시중에 달러를 많이 유통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