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20달러' 유류세 30% 인하 효과 상실
'국제유가 120달러' 유류세 30% 인하 효과 상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2.06.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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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폭 '무용지물'…추가 카드 없어 정부 고심↑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가격[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가격[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국민의 유가부담 완화를 위해 유류세를 최대 폭 인하했지만 국제유가 120달러 시대가 열리면서 효과가 상실됐다. 정부가 추가로 내놓을 마땅한 대비책도 없는 실정이다.

1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말 유류세를 20% 인하한 데 이어 올해 4월 그 폭을 30%로 확대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 사상 최대 폭이다. 이에 휘발유는 리터(ℓ)당 247원, 경유는 ℓ당 174원, LPG부탄은 ℓ당 61원 절감됐다.

하지만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에 유류세 인하 효과가 사실상 사라졌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을 보면, 6월10일 기준 중동산 두바이유는 베럴당 118.94달러, 북해산 브렌트는 배럴당 122.01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20.67달러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 휘발유 가격에 관세, 석유 수입 부과금, 기타 유통비용 등이 포함된 세전 판매가격과 세금으로 구성된다. 이때 세전 판매가격은 국제유가에 따라 움직인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유류세 인하분을 넘길 경우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6월 2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24.5원 오른 ℓ당 2037.5원이었다. 5주 연속 상승이다. 경유는 같은 기간 22.4원 오른 ℓ당 2030.8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런 추세를 억누르기 위해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더 이상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유류세 탄력세율을 조정할 경우 유류세 인하 폭을 37%까지 늘릴 수 있으나 이전 유류가격으로 되돌아가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변수의 장기화,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유가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류세 인하 폭 확대를 주장한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유류세를 최대 100% 감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정안과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또 한편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시행했던 유가환급금 지급 방안을 대책으로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재원마련 문제는 물론 추가적인 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