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치른 여야, 이번엔 '당권'… 주도권 경쟁 수면 위
선거 치른 여야, 이번엔 '당권'… 주도권 경쟁 수면 위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6.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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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이준석 견제하는 '윤핵관'… 공부모임 속속
민주, 친이vs반이 셈법 복잡… 일각선 분당설마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부터),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부터),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여'와 '야'로 한데 뭉쳐 겨뤘던 지난 6.1 지방선거 이후 당권을 두고 각자 주도권 경쟁에 들어간 모습이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출국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선 직후 당내 혁신위원회를 발족했다. 임기를 만료하겠단 의지도 재확인했다. 일명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로 불리는 정진석 의원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기 정치를 한다', '혁신위 출범은 성급했다' 등의 발언으로 이 대표의 행보에 제동을 걸며 당내 세 대결이 시작됐단 의견이 나왔다. 권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7일 "비판 자체를 권력다툼으로 비화하는 건 지나친 억측"이라고 논란을 불식했다.

당내 싱크탱크 역할을 할 '혁신24, 새로운 미래'을 세울 계획인 김기현(왼쪽) 의원과 당내 의원포럼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진 안철수 의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당내 '공부모임'이 속속 생겨나며 향후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지선에서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김기현 의원은 '혁신24, 새로운 미래'를 세울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당내 싱크탱크 역할을 하겠단 포부다. 김 의원은 상반기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내며 대선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고, 지선에서도 역할을 소화해 영향력을 가벼이 볼 수 없는 인물이다.

이번 6.1 지선과 함께 열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경기 분당성납갑에 당선돼 21대 국회에 입성한 안철수 의원도 당내 의원포럼을 준비하고, 의원들간 스터디 모임을 꾸릴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의원간 접촉면을 넓혀 자신의 세를 구축해 가겠단 의도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 경우 셈법이 더욱 복잡하다. 당초 이재명 상임고문의 당권 도전에 무게가 실렸으나 현재는 미지수다. 이 고문은 이번 지선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동시에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자신은 당선돼 21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지만, 전반적인 민주당 성적이 좋지 않아 현재 몸을 낮춘 상태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첫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는 아직 시간을 많이 남아 있다"고 명확한 대답을 피했다.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두고 '친이계', '반이계' 사이 대립도 극명해지는 양상이다. 친이계 의원들은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독려하는 반면 친문, 이낙연·정세균계로 분류되는 반이계 의원들은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내 계파갈등이 격화돼 일각선 '분당설'마저 제기하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 전 취재진과 지지자들 앞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 전 취재진과 지지자들 앞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는 1년간 미국으로 향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미국 출국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근 당 내홍에 대해 "동지들이 양심과 지성으로 잘 해결해 가리라 믿는다"면서도 민주당내 계파 갈등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면서도 지지자들에게 "야생화는 그 이름을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 하지 않는다"며 "세상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알아주건 말건 기꺼운 마음으로 헌신하는 사람들 덕분에 세상이 크게 빗나가지 않고 자리를 찾아간다"고 해석의 여지를 남겨뒀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