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R&D 투자 비중 OECD 2위…성과는 '미흡'
한국 R&D 투자 비중 OECD 2위…성과는 '미흡'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4.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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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액 100만달러당 특허 0.03건…37개국 중 11위 머물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2001∼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중 증감 폭 그래프.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2001∼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중 증감 폭 그래프.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이지만 투자 성과가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OECD 36개국의 2001∼2020년 R&D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지난 2001년 2.27%에서 2020년 4.81%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OECD 국가 중 순위는 9위에서 2위로 일곱 계단 올랐다.

R&D 투자 비중 증가 폭은 OECD 평균 0.53%포인트(p)의 4.8배 수준인 2.54%p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R&D 부문 민간 투자 증가율은 10년간 답보 상태였다.

민간 부문 R&D 증가율을 지난 2001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단위로 살펴보면 2001∼2005년과 2006∼2010년에는 각각 11.4% 증가율을 보였지만 2011∼2015년에는 7.5%, 2016∼2020년에는 8.0%로 증가 폭이 둔화됐다.

R&D 성과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지난 2019년 기준 한국의 연간 특허 건수는 3057건으로 OECD 국가 중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R&D 투자 금액 100만달러당 특허 건수는 0.03건으로 OECD 37개국 중 11위에 머물렀다.

2010∼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 평균 연구·개발(R&D) 투자 대비 특허 건 수(왼쪽)와 지식재산사용료 수입 비중 그래프.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2010∼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 평균 연구·개발(R&D) 투자 대비 특허 건 수(왼쪽)와 지식재산사용료 수입 비중 그래프.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은 “특허 건 수 자체는 많지만 투자한 금액에 비해 건수가 많지 않다”며 “국내 R&D 투자의 효율성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또 R&D 투자의 경제적 성과를 나타내는 R&D 투자액 대비 지식재산사용료 수입 비중은 지난 2018년 기준 9.9%로 OECD 평균 27.7%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OECD 평균과 격차는 지난 2010년 9.8%p에서 2018년 17.8%p로 크게 벌어졌다. 자료비교가 가능한 OECD 24개국 중 순위도 지난 2010년 이후 매년 13∼15위 수준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민간 R&D를 활성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20년 기준 기업 R&D 투자의 61.4%를 차지하는 대기업 R&D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중소기업 R&D 지원율은 26%로 OECD 평균 21% 보다 높았다. 하지만 대기업 R&D 지원율은 2%에 불과해 OECD 평균 17%와 차이가 컸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R&D 정부지원율 차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은 중소기업 26%, 대기업 2%로 24%p 차이를 보였다. 이는 OECD 37개국 중 콜롬비아(34%p) 다음인 두 번째로 큰 격차다. OECD국가들의 평균 정부지원율 격차는 4%p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의 R&D 투자는 정부‧공공 R&D보다 국내 총요소생산성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큰 만큼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며 “특히 민간 R&D를 선도하고 있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세제지원 등을 강화해 국내 R&D에 활력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