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신분 첫 인사 발표… "경제·통상·외교 경륜 쌓은 분"
보수·진보 진영 가리지 않고 중용… '국민대통합' 의미 포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을 직접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초대 신임 국무총리에 한덕수(73) 전 국무총리를 지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경제와 통상 전문가라는 점과 호남과 노무현 정부 출신으로 '국민통합'에 적격이라는 평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당선인 신분에서 이뤄진 첫 인사 발표다.
윤 당선인은 "한덕수 후보자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통상산업부 차관,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냈고, 이후에는 주미대사와 한국무역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경제, 통상, 외교 분야에서 풍부한 경륜을 쌓은 분"이라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새 정부는 대내외적 엄중한 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닦아야 하고 경제와 안보가 하나가 된 '경제 안보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는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국정과제를 수행해나갈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일 잘하는 정부로 민생과 외교안보를 빈틈없이 챙기겠다"면서 한 후보자에 대한 성원을 당부했다.
한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둘러싼 대내외적 경제와 지정학적 여건이 매우 엄중한 때에 국무총리 지명이라는 큰 짐을 지게 돼서 한편으로는 영광스러우면서도 매우 무겁고 또 큰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날 한 후보자는 외교·국방 자강력 강화, 재정 건성정 제고 등 차기 정부의 주요 과제를 4가지로 축약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을 모시고 행정부가 중심이 되는 정책을 꾸준히 만들겠다"며 "치열한 토론과 소통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한 후보자는 통상 분야에서 엘리트 코스를 차곡차곡 밟아 국무총리까지 오른 정통 엘리트 경제 관료로 꼽힌다.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대통령 경제수석을, 노무현 정부 때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주미대사를 역임했고, 박근혜 정부에선 한국무역협회장을 지냈다. 보수·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중용된 셈이다.
이 같은 이력 등으로 한 후보자는 경제를 중시하는 윤 당선인의 국정 기조에 부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한 전 후보자가 전북 전주 출신으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주요 보직에 기용된 점 등도 주요하게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대통합의 의미는 물론,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 인준을 수월하게 넘길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07년 총리 후보자로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무난히 통과한 바 있다.
한 후보자가 윤석열정부 첫 총리로 공식 임명되면 총리를 두 번 맡는 5번째 총리가 된다.
또한 보수·진보 정권을 넘나들며 총리를 하는 것은 김종필, 고건 전 총리에 이어 세 번째가 된다.
한편, 윤석열 정부 첫 국무총리 조각이 맞춰지면서 나머지 경제팀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선인 측이 총리 후보자의 최우선 조건을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대통령실 경제수석까지 경제원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 최적임자"라고 밝힌 점에서 후속 경제라인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신임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 새 정부 경제팀 후보군으로 정관계·학계 출신의 여러 인물이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