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비(非)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디지털 전환에 공들일 전망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자산관리(WM) 부문 역량 강화와 증권·보험사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조직도 재정비했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그룹 숙원이었던 ‘완전 민영화’를 이룬 우리금융지주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진용을 재정비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소재 본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원덕 우리은행장을 신임 비상임이사로 선임했다. 사외이사로 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장동우 등 4명을 재선임했다.
우리금융은 법률·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인 송수영 변호사를 선임해 유리천장을 깨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주총에선 중간배당 기준일을 6월30일로 정하는 정관 변경 안건이 통과됐다. 중간배당 관련 기준일을 명시하는 정관 변경을 통해 중간배당에 대한 시장의 예측 가능성도 높였다. 지난 2월9일 공시한 2021년 주당 배당금 900원(중간배당 포함)도 이날 확정했다.
손태승 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최고의 경영성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성원에 보답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손 회장은 2018년 3월 우리은행장 취임 이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을 이행했다. 우리금융의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자사주를 사들여 그룹의 건재함과 기업·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달 초 우리금융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입해 총 10만8127주의 주식도 보유했다.
손 회장은 올해 핵심 경영전략으로 내세운 자산관리(WM)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자산관리그룹 내 연금사업본부와 연금지원부를 꾸리고 자산관리플랫폼부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마케팅과 소비자 수익률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양질의 연금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손 회장은 올해 초 한국씨티은행 출신 PB(프라이빗뱅커)를 대거 영입해 초고액자산가 특화점포도 선보였다. 씨티은행 PB의 기존 거래자를 끌어안으면서 기업금융과 WM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다만 우리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어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요하다. 경쟁 금융지주사들이 저금리 기조로 시작된 증시 활황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우리금융으로선 증권사 부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지난해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금융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했고 오는 2023년까지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은 증권사·보험사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손 회장은 그룹의 디지털 전환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월 디지털 전략 담당 임원(CDO)으로 글로벌 컨설팅사 출신의 전략·디지털 전문가 옥일진씨를 영입했다.
또 기존 자회사들의 기존 플랫폼 서비스는 과감히 혁신하되 그룹 차원에서 MZ세대 특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손 회장은 “디지털 전환은 모든 업종에서 필수 생존 조건”이라며 “테크 기업 이상의 초혁신 서비스로 특별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대한민국 디지털 시대를 가장 앞서 열어 나가는 금융 그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