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 3월 증권가…연임, 사외이사로 '들썩'
'춘래불사춘' 3월 증권가…연임, 사외이사로 '들썩'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3.2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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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시즌 자본시장법 개정안 이슈…CEO 연임 두고 뒷말도
여의도 증권가. (사진=신아일보DB)
여의도 증권가. (사진=신아일보DB)

3월 증권가 주주총회 시즌이 연임과 여성 사외이사 선임 이슈로 뜨겁다. 순조롭게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 곳이 많지만 민감한 이슈가 숨어있거나 올해 여름부터 시작되는 새 자본시장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각사의 움직임도 빠를 전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지난해 호실적을 올렸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거래대금 감소와 함께 지속적인 금리 상승은 악재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곤란해질 부분을 도려내거나 급한 과제를 빠르게 처리하려는 전략을 꺼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증권사 기준 분기 2000억원에 육박하는 어닝파워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증가 여력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우선 지난 17일 주주총회를 연 메리츠증권은 최근 2년 연속 우수 실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대표 연임 문제를 무사히 매듭지었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는 4연임을 확정하며 ‘증권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다만, 최 대표는 실적 개선을 위해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를 주요 수익모델로 부각, 빠른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정권 교체기에 부동산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새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대신증권도 지난 18일 순조롭게 주주총회를 마쳤다. 다만, 양홍석 부회장의 사내이사 6연임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선 라임 펀드 문제로 수천억원대 피해를 끼치고도 승진과 연임 잔치를 벌이는 행보를 두고 비난이 일고 있다.

양 부회장은 오너 일가로서 당국의 중징계 판단을 앞두고 법리적 문제와 도의적 책임도 져야 하지만 둘 다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경우 3월23일 주주총회를 순조롭게 통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때 옵티머스 펀드 사건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일부 전망이 있었지만 사실상 3연임 성공이 유력해졌다.

여성 사외이사의 선임 움직임도 이번 주총 시즌의 화젯거리다. 이사회 성별 구성과 관련한 특례조항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오는 8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미리 해결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남성으로만 이사회를 구성했던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올해 여성 사외이사를 새롭게 영입해 시대 흐름을 적극 수용했다는 평을 듣는다.

삼성증권은 지난 18일 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로 판사 출신인 최혜리 변호사를 영입했다. 23일 주주총회를 여는 한화투자증권은 의학박사 출신 1호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문여정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오는 25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여성인 김희재 올댓스토리 대표와 최수미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를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올해 대외 환경의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증권업계에서도 ‘물을 건너는 중에 말을 갈아타지 않는’ 식으로 안정을 택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증시 활황에 따른 역대급 호실적을 이용해 일부 아쉬운 선택을 우물쩍 넘어가는 경향도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