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2년간 10∼11회 금리 손댄다…긴축시대 초읽기
美 연준, 2년간 10∼11회 금리 손댄다…긴축시대 초읽기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3.2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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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종료에 유럽도 연내 인상 스타트 전망
미국 긴축이 시작되면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사진 왼쪽) 대응이 주목된다. 사진은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정책 논의를 위해 유럽을 방문했을 당시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 (사진=금융감독원)
미국 긴축이 시작되면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사진 왼쪽) 대응이 주목된다. 사진은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정책 논의를 위해 유럽을 방문했을 당시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 (사진=금융감독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년간의 ‘제로(0) 기준금리’ 정책에 종지부를 찍는 가운데, 글로벌 통화긴축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각국도 긴축 정책으로 확연히 돌아서면서 각종 문제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 주목된다.

미 연준은 15∼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갖고, 현재 0.00∼0.25%인 기준금리를 0.25∼0.50%로 0.25%포인트(P) 인상키로 결정했다. 팬데믹 극복을 위해 2020년 3월부터 2년간 유지한 제로 금리 정책에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연준은 점도표(dot plot)를 통해 기준금리가 올해 말에는 1.9%, 내년 말에는 2.8%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말 기준금리가 1.9%가 된다는 것은 올해 남은 6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 매번 0.25%p 인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더해 내년 말 기준금리가 2.8%로 오르려면 금리 인상은 3∼4회 더 있어야 하므로 2년새 10~11회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글로벌 경제가 ‘이지 머니(자금 조달이 쉬운 상태)’ 시대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면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걱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이런 연준 시나리오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직후 도입한 제로 금리에서 벗어나 2015년 12월∼2016년 12월까지 긴축에 들어갔던 시기보다 더 강한 긴축론(매파 입장)에 기반한 것이다. 당시 연준은 3년에 걸쳐 기준금리를 9차례 인상했었다. 즉 인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2004년 6월∼2006년 6월 2년간 단행한 17차례 인상과 맞먹는 긴축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반대 급부가 걱정된다는 전문가 의견도 만만찮다.

즉 현재 연준 구상의 배경엔 내년까지 금리를 크게 올려도 고용시장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가정한 것이다. 하지만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최근 주간 전망 보고서에서 앞으로 상황에 대한 예상에 불확실성이 커 점도표의 내년 이후 전망을 전부 신뢰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로존에서는 현재 미국 정책의 기틀은 따르되, 폭이나 시기를 다소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시기 저울질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채권 매입을 중단하고 다음 단계를 밟기 전에 ‘여분의 시간(extra space)’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긴축에 들어가되,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국 등 여타 국가들도 유럽처럼 신중한 추가 대응을 고려해야 할 전망이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