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은행 본점 부산 이전" 발언에 금융노조, "표심 잡기 막말"
尹 "은행 본점 부산 이전" 발언에 금융노조, "표심 잡기 막말"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3.0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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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자체 흔들리게 될 것"
금융노조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에 항의하는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금융노조)
금융노조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에 항의하는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금융노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한국산업은행 본점 및 시중 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한다는 공약에 금융권 노조가 표심을 잡기 위한 막말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7일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을 포함한 금융노조 산하 국책은행·시중은행·외국계은행·협동조합 지부대표자들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윤석열 후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금융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금융업은 은행 본점 건물에서 유형의 상품을 찍어 내는 제조업이 아니라 지식과 노하우, 네트워크를 가진 전문가들이 정부와 해외의 많은 규제 하에서 법률과 회계, 감독, 신용평가, 결제기관 등 여러 유관기관의 도움을 통해 국내외 다양한 상대방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무형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산업"이라며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이자 고객인 기업 대다수가 자리 잡고 있는 수도권을 떠나 부산으로 이전하면 그간 축적된 엄청난 양의 노하우와 네트워크 등 무형자산은 일시에 무너지게 돼 금융산업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한국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옮기고 많은 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는 발언은 지극히 비효율적이고 현실성이 전혀 없는 망언"이라며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의 본점을 지방으로 보낸다는 것은 그 지역을 위해 운영 중인 지역은행들을 다 망하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4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부산 사상구 유세에서 "산업은행을 필두로 많은 은행 본점이 부산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부에 맡겨주면 조성 여건과 유인책 써서 대형 은행, 외국 은행이 부산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금융노조는 곧바로 윤석열 후보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금융노조는 "국가 전체 경제보다는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어떤 말이라도 해야 한다는 잘못된 신념이 내면화돼있는 것 같다"라며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시키면 부산지역 경쟁력 강화는 고사하고, 업무상 비효율과 인력 유출로 산업은행 경쟁력을 약화시켜 이는 대한민국 전체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지난 1월 한국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조윤승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산업은행지부 간부들은 1월21일부터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 중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금융산업이 대선을 맞아 '득표와 당선을 위한 선심성 공약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라며 "외국계 은행은 대부분 다국적기업, 중견기업 등을 상대로 하는데 이를 부산으로 보낸다는 윤 후보의 발언은 금융산업에 대한 무지를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공약이 즉각 철회돼야 한다는 것. 금융노조는 "윤 후보는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 시중은행 그리고 외국계은행에 종사하는 금융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은행 본점 이전 망언을 취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