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 통합 길 걸을 것"
"자리 나눠먹기" "승리 확신"… 동요 최소화 안간힘
더불어민주당은 3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단일화 선언을 하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긴밀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대위와 당내 의원들이 총출동해 두 후보의 단일화를 "정치적 야합"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경계 수위를 바짝 끌어올렸다.
우선 이날 오전 서울 명동에서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난 이재명 후보는 '야권 단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자 예상했다는 듯 "피할 수 없는 자리죠. 미리 준비해왔다"면서 메모를 꺼내들고 입을 열었다.
이 후보는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국민이 하는 것"이라면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생, 경제, 평화와 통합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이후 추가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는 말을 아낀채 자리를 떠났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본부장단 긴급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새벽에 갑자기 이뤄진 두 후보의 단일화는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으로 규정한다"면서 "이재명 선대위는 향후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두 후보가 '가치 연대'를 강조한 것을 두고는 "자리 나눠 먹기 야합을 하면서 '가치 연대'를 내세웠는데 이것은 우리가 주장해 온 통합정부 내용을 베껴간 느낌이라 어이가 없다"라고도 했다.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은 대선을 6일 앞두고 단일화 선언을 한 데 대해 "여야 대선 후보를 검증하기 위한 마지막 TV 토론이 끝나고 국민들은 후보들에 대한 판단을 마치고 사전 투표를 위해 마음을 정리하고 있을 시간이었다"며 "이러한 국민의 판단을 뒤집으려는 무리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안민석 의원은 "윤석열·안철수 야합은 국민 기만이자 국민 우롱"이라며 "안 후보는 '윤석열 뽑으면 1년 안에 손가락 자르고 싶어질 거다'라고 맹비난해 놓고는 아무런 해명 없이 윤 후보와 손을 들었다"고 힐난했고, 김성주 의원도 "안 후보님 손가락은?"이라고 직격했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달 23일 울산 태화종합시장 즉석연설에서 "상대방을 떨어트리기 위해 마음에 안 들고 무능한 후보를 뽑아 그 사람이 당선되면 1년 후 '내가 그 사람 뽑은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그럴 것"이라며 "지금까지 자른 손가락이 10개도 넘어서 더 자를 손가락이 없다. 이번에 또 그래서야 되겠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호남을 방문 중인 송영길 대표는 전남 고흥군 녹동시장 연설에서 "오늘 단일화를 보면 확실히 (우리 지지층이) 결집해서 이겼다는 생각이 든다"며 "승리의 확신이 들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조선일보가 만든 대통령을 원하느냐 국민이 만든 대통령을 원하느냐"며 "신천지와 무속 집단이 만든 대통령이 아니라, 호남인들이 영호남을 통합시키고 국민통합 정부를 만들 이재명을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