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풍향계⑥부산·울산·경남] '스윙보터화' 진행 중인데… 보수 '웃을까'
[대선풍향계⑥부산·울산·경남] '스윙보터화' 진행 중인데… 보수 '웃을까'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2.03.0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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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스윙보터화'… 최근 3연속 민주당 주도권
'800만 표심' PK 공들인 李… '與 때리기' 여념 없던 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7일 부산시 부산진구 쥬디스태화 옆 하트조형물 앞에서 열린 '부산을 위해, 나를 위해 이재명아이가!' 부산 집중 유세에서 부산 공약 서약식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7일 부산시 부산진구 쥬디스태화 옆 하트조형물 앞에서 열린 '부산을 위해, 나를 위해 이재명아이가!' 부산 집중 유세에서 부산 공약 서약식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울산·경남(PK)은 대구·경북(TK)과 함께 보수를 지탱해온 양대 축으로 꼽혔다.  

실제 울산시가 1997년 경남도에서 광역시로 승격된 뒤 치러진 15대 대선부터 18대 대선까지 보수정당 후보들은 부울경에서 최소 55%에서 60%의 득표율을 가져갔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부울경이 '보수 텃밭'임을 각인시켰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부울경에서 60%가 넘는 득표율을 보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 이후 '스윙보터화'가 진행 중인 곳이기도 하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3연타로 더불어민주당에 주도권을 내준 것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부산을 찾아 집중유세를 펼쳤다. 

◇ 부산서 선거운동 개시한 李 '구애 총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번 대선 기간 PK를 살뜰히 챙겼다. 

부산에서 선거운동 개시와 첫 유세를 했을 정도로 상당한 공을 들였다.

800만 표심이 달린 PK 지역을 대선 승리를 위해 거머쥐어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7일 부산 서면에서 펼친 유세에선 경찰 추산 3000명, 주최 측 추산 1만명의 지지자들이 운집하며 이 후보에게 힘을 보탰다. 

민주당은 그간 유세 참여 인원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날 만큼은 이례적으로 공개하면서 "윤석열 후보 때보다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후계자임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는 양산 유세에서 "얼마 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 인사를 드렸는데, 권 여사가 '자기 젊을 때 남편을 닮았다'고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곳이 존경하는 문 대통령이 직무를 완수하고 돌아올 곳인가"라며 "다시 아픈 기억을 만들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신산업 육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 카드를 앞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달 초 경남 창원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1시간대 생활권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세부적으로 "창원~김해~양산~울산을 연결하는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고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의 재정사업 추진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부·울·경 주요 거점 간 통합환승체계를 구축해 부·울·경 시민이 보다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도 약속했다. 그는 "부산의 유치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며 "국무총리를 추진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세계박람회 조사단의 현장 방문 시 대통령이 직접 영접에 나서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거리에서 열린 거점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거리에서 열린 거점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전직 與 대통령 소환한 尹… 현 여권과는 '분리' 

윤석열 후보는 PK 표심을 이번 대선 승리의 열쇠로 판단, 첫날부터 화력을 집중했다. 

윤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는 전·현직 대통령을 소환하며 지역 표심을 공략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를 찾아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은 당이 맞나"라고 비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는 PK(부산·울산·경남) 중에서도 비교적 여권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현재 김해시갑·을 국회의원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이에 진보 진영에서 존경받는 대통령들과 현재 여권을 분리하면서, 여권과 대립각을 세우고 정권심판론을 강조하는 것이다. 

윤 후보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민주(진보) 진영에서 반대하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이라크전 파병을 국익을 위해 관철하신 분"이라며 "지난 5년 동안 민주당 정권을 이렇게 망가뜨린 사람들은 이재명과 민주당 주역들"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과 노무현 대통령의 원칙이 100분의 1이라도 있다면 민주당 정권이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과 부패를 일상화할 수 있었겠나"라며 "3월9일 단호한 심판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새로 만들어 나가자"고 호소했다.

윤 후보는 PK에서 △울산권 광역철도 조기 완공 △양산 광역철도사업 조기추진 △김해 에어로(Aero)테크노밸리 추진 △김천·거제 KTX 건설 조기완공 △통영 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착공 △진주 항공우주청 설립 △창원-밀양 및 창원-울산 고속도로 건설 등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윤 후보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 GTX(광역급행철도)와 30분 내 생활권 구축하는 교통망을 촘촘히 놔서 경제산업 발전의 기반을 세우겠다"며 "가덕도신공항, 이제 더 볼 것 없다. 예타(예비타당성 조사) 필요 없다. 조속하게 착공해서 임기 중 완공하고 필요한 기반시설 붙여서 지역 경제발전 거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항 재개발도 신속히 마무리하겠다. 여러분께서 가장 기다리시는 2030 월드엑스포 유치를 국운을 걸고 해내겠다"며 "부산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기업을 산업은행에 부여하겠다"고 했다.

다만 윤 후보로서 변수는 야권 단일화 결렬이다. 실제 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간 단일화 결렬 후 부산 울산 경남에서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고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 여론조사(22~24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43%로 전주 48%에 비해 5%p내려갔다.

반면 부울경 지역의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32%로 전주 27%보다 5%p 상승하면서 이재명 대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32% 대 43%로 나타났다.

(왼쪽)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일대를 찾아 유세를 하고 있다. (오른쪽)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2일 부산 중구 광복로 선거유세에서 '4번 타자'를 강조하며 야구 배트를 휘두르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왼쪽)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일대를 찾아 유세를 하고 있다. (오른쪽)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2일 부산 중구 광복로 선거유세에서 '4번 타자'를 강조하며 야구 배트를 휘두르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최대 이슈 '부울경 메가시티'

부산, 울산, 경남의 최대 이슈는 '부울경 메가시티'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부산, 울산, 경남지역 주민 10명 중 8명 이상은 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메가시티) 출범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울경 메가시티 합동추진단이 지난 1월 25일부터 2월 5일까지 부울경 주민 200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2.2%)에 따르면, 응답자의 86.4%는 부울경 메가시티 출범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기대한 주민도 응답자의 88%에 달했다. 

'메가시티 출범이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90.5%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에 이 후보는 유일하게 10대 공약에도 관련 내용을 포함시켰다. 그는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부울경메가시티 건설 정책에 지지를 보내왔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현 정부가 추진해온만큼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부울경 메가시티 완성을 위한 교통망과 물류인프라 구축을 경남 8대 공약 중 1번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지난해 9월 경남도의회를 찾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부울경 메가시티 건설과 노무현·문재인의 국토균형발전의 숙제를 완결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윤 후보의 경우 부울경 유세현장과 언론 인터뷰 등에서는 부울경메가시티 건설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경남 10대 공약에서는 직접적 명칭은 쓰지 않았다. 

다만 그는 지난 19일 경남 김해와 양산을 방문해 "부울경메가시티의 핵심도시로 키우겠다"고 밝히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PK발전을 위해선 글로벌 해양융복합 메가시티 추진이 필수라며 강한 추진 의지를 내비친다. 

반면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부울경 메가시티가 또 다른 지역 불균형을 만들수 있다며 100개의 강소형 다이버시티 조성이라는 균형발전 공약을 내놨다. 

gakim@shinailbo.co.kr